나의 까만 단발머리
리아킴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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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리아킴'이란 이름만 봤을 때 누구인지 몰랐다. 내가 모르는 댄서인가보다 했는데, 읽다보니 댄서계에서 꽤 유명한분이었고, 즐겨봤던 프로그램 '댄싱9'에도 출연한적이 있는 분이었다. 잘 생각해보니 예선전 할 때 본 것도 같다.

마이클잭슨에게 반해 춤을 배우기 시작했고, 오로지 춤만을 위해 살아왔다고 한다. 처음에 댄스 스튜디오를 열고 문닫을 위기에 처했을 때 춤추는 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더니, 순식간에 인기가 올라 수강생이 늘기 시작했고, 연예기획사에서도 연락이 들어와 아이돌 트레이닝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노래만 들어도 절로 따라하게 되는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트와이스의 <TT> 등의 안무를 만들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 에세이는 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리아킴'이란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녀의 열정, 그녀의 집요함, 그녀의 노력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으로써 행복을 얻고, 꿈을 이루게 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잘 추는 춤, 못 추는 춤이라는 건 따로 없다. 그냥 음악에 몸을 맡기고, 즐기는 것뿐. 이 세상에 춤을 못 추는 사람은 없다.' - p.291

그녀의 말처럼 춤을 꼭 잘 춰야 춤일까. 그냥 즐거우면 그게 춤이다. 그래서 오늘 나는 그녀의 열정을 살짝 부러워하며 음악에 맞춰 내 몸을 흔들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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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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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네 번째 권. 항상 제목에 '남자'가 붙어 '남자 시리즈'라고 불린 존재감 뿜뿜이던 데커 시리즈가 '남자'를 벗어나 다른 제목으로 바뀌어 돌아왔다. 한 사람을 특정짓지 않고 '저주 받은 자들의 도시'라는 제목에 이번에는 엄청난 사건이 대량으로 터질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병명을 안고 모든 것을 기억하게 된 데커가 오랜만에 동료 요원 재미슨과 함께 그녀의 언니 집 '베런빌'로 휴가를 떠났다. 재미슨의 언니 엠버와 그녀의 남편 프랭크 그리고 딸 조이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사실 마약과 실패로 죽은 도시로 유명한 곳이었다.

베런빌이라는 이 마을은 베런 1세대가 개척한 마을로 한때 공장과 사업이 번창된 곳이었으나 차츰 주저 앉으며 공장들이 문을 닫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실직을 하고, 마약으로 삶에 찌들어 점점 저주 받은 도시로 변모해갔다. 엄청난 구두쇠로 고약했던 베런 1세 때문에 사람들은 베런가를 미워하며 싫어했고, 이후 베런 4세인 존 베런에게까지 막말을 퍼부으며 저주했다. 그리고 데커가 휴가를 오게되고 나서 어느 밤, 옆집에서 소리가나기에 그 집에 가본 데커는 끔찍한 살해현장을 목격하고, 그의 휴가는 또 다시 사건 현장으로 바뀌게 된다.

데커가 발견한 집에서 두 명의 죽은 남자가 발견되었지만 신원을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며칠 전에도 살인 사건이 일어나 이 마을에서만 총 6명이 시체로 발견되었는데, 죽은 사람들에게서는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고,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지고 있었다. 거기에 누군가로부터 데커와 재미슨의 목숨까지 위협당하고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으로 커다란 충격까지 받게 된다.

단서를 찾아도 도무지 들어나지 않는 실마리에 골치를 앓고 있던 데커에게 뇌에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온갖 나쁜 것들이 자꾸만 몰려와 상황을 더 안좋게 만들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데커가 누구인가. 기억력뿐만아니라 감각도 타고난 똑똑한 두뇌를 가진 그가 아닌가. 아무도 밝혀내지 못한 문제들을 그가 척척 다 파헤치고 범인까지 알아낸 그의 마지막 활약이 엄청나게 멋졌다.
지금까지 출간된 시리즈 다 재미있었지만 데커의 활약을 더욱 뽐냈던건 이 작품이 최고이지 않나 싶다.

정말 술술 잘 읽혀 어느 덧 반절은 후딱이고, 다 읽고보니 새벽 3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집중도 대박! 스토리도 대박! 반전도 대박이었다. 그리고, 매 권 마다 인상깊은 케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이번 권에서는 그 역할이 존베런이었던 것 같다.

정말 아주 아주 너무 너무 재미있었던 데커 시리즈다. 다음권도 계속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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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치, 마음에도 엉덩이가 필요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서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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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프렌즈에서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어피치.

[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를 이어 새로 출간된 카카오 프렌즈 에세이.

엉덩이 모양의 복숭아인 어피치는 유전자 변이로 자웅동주가 된 것을 알고 복숭아나무에서 탈출한 악동 복숭아다. 이런 스토리가 있다는 것도 몰랐던 캐릭터인데, 알고 나서 보는 어피치의 캐릭터가 한층 더 귀엽게 느껴진다.

토실토실 말랑말랑한 엉덩이가 우리의 몸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주듯이 마음에도 이런 역할을 해줄 엉덩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역할은 바로 나 자신.

어차피 시간은 항상 물 흐르듯 흘러가는데 빡빡하게 산다고 시간이 천천히 가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가끔은 대충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저녁에 곱창볶음을 먹고 배를 두드리며 온수 매트 위에 누운 내 얼굴은 기름진 웜톤.

애프터 넣었다가 읽씹 당하고 처음부터 인연이 아니었다고 친구에게 입 터는 내 얼굴은 노력형 쿨톤.

돼먹지 않은 개그를 친 후 적막 속에서 이마 땀 인중 땀 폭발하는 내 얼굴은 치욕 속의 술톤.

오후 네 시에 오는 너를 기다리며 오후 세 시부터 내 얼굴은 윤중로 벚꽃톤.

p.60

글이 참 재미있다. 곳곳에 뿌려진 작가의 유머가 무척 웃겨서 더 재미난다.

글도 길지 않고 짧아서 시간 날 때마다 야금야금 읽어나가기도 좋다.

특히 어피치의 그림이 너무 귀엽다. 그냥 그림만 보고만 있어도, 책을 들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라이언, 두 번째는 어피치.. 그럼 세 번째는 튜브일까? ㅎㅎ

이왕이면 카카오 프렌즈가 시리즈로 계속 출간되면 좋겠다.

아마 모으는 재미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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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귀엽게 보이는 높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김민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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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리면 그냥 주무세요." 란 말에 책이 재미없다는 뜻인가.

그래서 졸릴 거라는 것을 그냥 대놓고 말해주는 건가 싶었다.

참 독특한 책 띠지의 문구였다.

그런데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작가는 자기 전에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을까?라는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했다.

소설을 읽으면 그 재미에 빠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밤새워서 읽게 될 것이고, 잠을 잘 오기 위해 어려운 책을 읽으면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기억에 남지도 않는 고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작가는 생각했단다.

자기 전에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게 읽고, 졸리면 책을 덮고 바로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책.

이 책은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두껍다. 그만큼 여러 가지 많은 내용을 담아서 다양한 이야기가 넘쳐난다.

목차를 쭉-- 훑어보았다.

독서와 관련된 글과 해설을 모은 책 이야기. 작가가 좋아하는 취향을 모아놓은 이야기.

작가 자신의 소설에 관한 글을 모아놓은 이야기. 빈둥거리며 산책하고 여행 간 글을 모아 놓은 이야기.

그리고 일상 글, 작가의 일기, 칼럼, 잡지 등등 작가가 소설가로 데뷔한 이후 14년간 써 온 다양한 글들을 모아 놓았다. 마음에 드는 챕터를 그냥 펼쳐서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그런 글이 모여있다.

에세이인데 상당히 두꺼워 한꺼번에 많이 읽으면 다소 질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쉬는 시간에, 자기 전에, 이동하는 차 안에서 조금씩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모리미 도미히코 작가의 팬이라면 이 책을 상당히 좋아할 것이다.

그에 관한 모든 것들이 다 모여있어 야금 야금 그를 알아가며 읽을 수 있어 좋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테니까.

근데 여기서 처음 알게 된 사실 하나. 작가가 여성분인 줄 알았는데, 남성이었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란 그의 소설 제목 때문이었을까.

근데 이 책 표지를 자세히 보니 표지 속 그림의 인물이 남자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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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링 미 백
B. A. 패리스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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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B.A패리스 작가의 작품은 출간 즉시 다 읽었다. 처음에 별 기대 없이 읽었던 <비하인드 도어>의 놀랍고 시원한 결말에 빠져 지금까지도 그 마지막 장면이 잊히지 않을 만큼 대단했다. 그 후 <브레이크 다운>에서도 어김없이 보여주었던 그녀의 놀라운 작품이 이번에는 <브링 미 백>에서도 터뜨려주었다.

그리고 첫 장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술술 읽히고 뒤가 궁금해서 계속 붙잡고 있게 된다.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한시도 놓고 싶지 않을 만큼 빠져 읽었다.

런던에 잘 곳도 없이 혼자 방황하던 '레일라'를 본 '핀'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함께 프랑스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데, 핀이 화장실이 급하다며 도로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나중에 돌아와보니 레일라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후 핀은 레일라의 언니 '엘런'과 약혼을 하게 된다.

핀은 엘런을 레일라의 추모식에서 만나 가까워지면서 사귀게 되었다. 엘런은 레일라와 닮은 곳이 하나도 없는 정반대인 사람이지만 핀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이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 이후 레일라를 봤다는 목격자가 생기고, 레일라와 엘런 두 사람의 추억인 러시아 인형이 집 앞에서 발견되면서 핀은 점차 레일라가 돌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소설을 읽다 보면 사랑했던 여인의 언니를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게 가능할까 싶은데, 아마도 사랑했던 여인, 즉 핀은 레일라의 추억을 엘런을 통해서 찾고 대리만족 같은 걸 느낀 게 아닌가 싶다. 엘런을 통해서 자꾸만 레일라가 떠오르는데 어떻게 엘런과 핀 사이가 사랑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여기서 이게 첫 번째 의문이다.

그리고 왜 꼭 러시아 인형이었어야 했을까. 이것이 두 번째 의문이다. 인형을 열면 안에 작은 인형이 있고, 작은 인형을 열면 또 작은 인형이 있는 재미난 '마트료시카' 인형. 혹시 이것이 주는 의미는 핀, 레일라, 엘런의 감춰진 진실과 내면이 아닐까? 가장 작은 인형이 그들이고 그 위에 인형이 차곡차곡 감싸줘서 진짜를 감춰버리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왜 이 방법으로 핀을 괴롭혀야 했을까. 이것이 세 번째 의문이다. 핀은 나쁜 사람인 걸까 아니면 정말로 레일라를 사랑한 남자일 뿐인 걸까. 핀이 그렇듯 나도 덩달아 주위 인물들을 의심했지만 점차 내 예상으로 흘러갔을 때는 작은 쾌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대박! 을 외쳤다. 항상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숨도 쉬지 못할 만큼 휘리릭 빠르면서도 깔끔하게 결말을 내주는 작가만의 스타일 때문에 이번에도 만족을 했고, 모든 의문들이, 의심했던 모든 것들이 몇 페이지로 인해 다 알게 되는 부분이 되기도 했다.

다른 두 작품처럼 시원한 사이다 결말이기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많이 남는 작품이다. 진실을 조금만 얘기해줬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역시나 작가는 최고다.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브링 미 백>.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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