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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구니
이희영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페인트'의 작가 이희영님의 신간이다. 예쁜 일러스트에 핑크 핑크 한 것이 달달한 로맨스 소설 같지만, 달달함보다는 스릴러가 더 많은 로맨스릴러이다.
요즘은 오글오글하고 달달함이 넘쳐나는 전형적인 연애 소설의 유행은 지난 듯하다. 올해 출간되는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미스터리나 스릴러가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거부감 없이 더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었다.
아빠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엄마와 둘이 남은 '예진'은 살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 아빠의 병을 치료하느라 빚을 지고 힘들게 일만 하는 엄마를 대신해 예진은 집안 살림을 혼자 다 담당하고, 아르바이트하며 틈틈이 공부를 한다. 이런 생활에 지쳐버린 예진은 누워있는 아빠에게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해버리고 평생 죄책감을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예진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곳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벌 거라는 다짐으로 놀지도 않고 공부만 한다. 점심시간에도 밥을 먹고 나면 바로 도서관을 간다. 그러던 전학 날, 문제집을 풀러 도서관에 간 예진은 학교의 명물인 '서하'와 마주치게 된다.
서하는 외모와 공부, 성격까지 모든 것이 엘리트였고, 학교 내 모든 여학생에게 인기 만점인 아이였다. 어느 순간 예진과 서하는 사귀게 되고, 예진은 점점 그에게서 미스터리 한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비밀이 많은 서하. 예진은 진실을 알기 위해 누군가를 찾아가게 되고, 서하의 진짜를 알게 된다.
처음부터 마지막 끝까지 궁금함이 멈추질 않는다. 서하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얼른 밝혀주길 바랐다. 그러나 진실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웠다. 읽다 보면 작가 '로맹 가리'와 '에밀 아자르'에 대해 나오는데,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콕 찔렀다.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 외에 다른 모습이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이름이 여러 개 있어도 결국 '나'이고, 착하든 나쁘든 어쨌든 다 '내' 모습이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를 잘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묻는 걸까. 너는 누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