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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계획
발렝탕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발렝탕 뮈소. 작가의 이름이 왠지 낯설지가 않다. 얼굴도 누군가와 닮았다.
그렇다. 발렝탕 뮈소는 작가 기욤 뮈소의 동생이다. 두 형제가 모두 작가라니.. 사서였던 어머니의 영향이 이렇게 두 사람을 작가로 만들었나보다. 형인 기욤 뮈소는 주로 로맨스를 다룬 소설을 쓰는데, 동생 발렝탕 뮈소는 추리와 스릴러 위주를 쓴다고 한다. 장르가 완전히 다른 두 사람. 하지만 발렝탕은 형의 후광에 영향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다른 이름으로 책을 출간했는데, 그 책이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 비로서 이제 자신의 본명으로 당당히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누구의 형제가 아닌 누구의 가족도 아닌 오로지 한명의 작가로 바라보므로써 이 책을 읽는다면 꽤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10년만에 우연히 한 카페에서 '테오'와 '로뮈알'이 마주친다. 이 두 사람은 학창시절 친한 친구였는데,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둘 사이는 멀어지고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로뮈알은 오랜만에 만난 테오에게 주말 산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피레네산맥이라는 산장에 테오와 그의 여자친구 도로테, 그리고 예전에 로뮈알도 함께 어울렸던 다비드와 그의 여자친구 쥘리에트.. 이렇게 다섯명이 모이게 된다.
로위알을 제외하고 다른 네 사람은 산행에 대해서 잘 모른다. 유일하게 이 산행에 대해서 잘 알고있는 로뮈알만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테오는 점점 수상한점을 느끼고 로뮈알을 의심하게 된다. 로뮈알은 도대체 테오 일행을 왜 초대한것일까?
이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테오의 입장. 과거는 로뮈알의 입장이다.
테오는 오랜만에 만난 로뮈알에게서 질투를 느끼고, 자신보다 좋은 차에 멋진 산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지 않아 괜한 짜증을 부린다. 이렇듯 테오의 성격은 어릴적부터 부잣집 도련님으로 성장해 돈의 가치를 모르며 항상 당당하고 자신이 위세에 있어야만 하는 입장이라 로뮈알의 상황이 은근 질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로뮈알은 테오와는 정반대의 환경에서 자랐다. 혼혈인 그는 아버지 없이 홀어머니 아래서 무척 가난한게 살아왔다. 학교에서 대마초 거래로 퇴학을 당하고 다른 학교로 온 로위알은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테오를 만나게 된다. 로뮈알에게는 테오 외에 다른 친구가 없었다. 둘은 항상 붙어다닐정도로 절친이었지만, 사실 이 두사람은 진정한 우정을 나눈 친구사이가 아니었다. 로뮈알은 자신의 처지를 보여주기 싫어서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고, 테오는 친구를 버림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소년이었다. 이렇듯 두 사람은 친구이면서도 친구가 아닌 사이였던 것. 그런데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로뮈알은 테오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 배신에 대한 복수로 완벽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친구'란 무엇인지를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배신과 복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소설은 커다란 반전과 쫓고 쫓기는 스릴은 없지만, 점점 좁혀오는 심리적 압박과 스릴이 이 소설의 참맛이라고 생각한다. 로뮈알이 계획한 '완벽한 계획'이란 과연 무엇이며 그것을 정말 성공시키려는 걸까? 라는 궁금증과 함께 속도감있게 읽어내려갔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뭐지?' 하며 아리송해 했는데, 계속 생각해보니 그 장면이 주는 의미가 바로 제목 '완벽한 계획'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정말 '완벽한 계획'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