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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광 방랑 - 우리, 왜 일 년이나 세계 여행을 가는 거지?
채승우.명유미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9월
평점 :
세계여행을 일년씩이나 다녀온 부부가 쓴 책이라는 소개글을 보고,
딱 두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십대라는 시절이 절대 돌아올 수 없는 특권임을,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껴야하는 시기임을 알고 있는
재력과 시간을 모두 가진 젊은 신혼부부가 쓴 여행책이아닐까라는 생각과,
부럽다는 생각, 이 두가지였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고 놀랍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프로필과 소개글이 나왔다.
이십대 후반에 사진 찍는 일을 시작해 19년동안 하던 일을 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해
때려치우고 아내와 31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보고,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전세집을 정리했다는 말에 여유가 있음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젊은 이십대 부부도 아니었음에
적지 않은 당황을 했는데, 정신이 돌아오자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들을 내려놓고,
곁에 있는 사람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의지가 무척 대단하게 느껴졌다.
결국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지금의 상황이 아니라 하고싶은 마음의 정도, 깊이의
차이임을 저자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같은 또래의 조금은 호화로운 배아플수 있는 여행이 아니라서 그런지,
나이에 상관없이 여행을 떠났다는 그 마음이 좋아서인지, 어쨌든
첫느낌이 좋아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기분좋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는데,
솔직히 저자가 사진작가임에도 우아, 할 수 있는 사진은 없었다.
오히려 책에 실린 사진들이 일상이라고 말해도 될만한,
그런 사진들이 실려있어, 나는 오히려 여행책이라고 하면 무조건 가보고 싶게,
멋있는 장면과 아름다운 사진만 실려있는 것 보다 현실감있어 훨씬 좋게 느껴졌다.
책의 구성도 아내와 남편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쓰고, 생각을 말하고 있어,
좀 더 지루한 감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았나싶다.
만약 이 책을 31개국을 소개하는 여행책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지말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그들이 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곳에서 일상을 보내며 생각하고,
서로에게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표현하는 러브레터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여행에 관한 책이 아닌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에세이로 생각하고 책을 바라본다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든다.
나도 멀지 않은 미래에 장소를 소개하는 여행책이 아닌,
나만 볼 수 있는 여행후의 에세이집을 쓸 수 있도록,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