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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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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이다혜

(SNS부터 에세이가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가방에 책 한권씩은 기본으로 가지고 다니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책을 대신해서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차지한 지 오래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잘 쓰고 싶고,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을 쓰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다. 집에 가지고 있는 글쓰기와 관련된 책만도 여러 권으로 종류도 다양하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모두 글을 잘 쓰게 되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잘 쓰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도 잠재되어 있다는 것일 게다.

글 읽기가 좋아서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20여 년간 글쓰기 시행착오의 기록이자 어렵게 발견한 방법론이 잘 정리된,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로 시작 되는 이 책≪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는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서 내 장바구니에 담긴 글쓰기 수업 책이다.




저자는 현세대의 사람들은 듣기보다 말하고 싶어 하고, 읽기보다 쓰고 싶어 하게 되었다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화하는 작업이 글쓰기임을 강조, 같은 경험을 해도 그런 사고 과정을 거쳐 글을 쓰면 더 깊어진다며, 삶의 경험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스토리텔링하여, 흥미로워 보이는 모험을 드라마로 만들기를 제안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기’ ‘나를 불편하게 만든 것에 대해 쓰기’ ‘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 쓰기’는 어떨까. 여기서 중요한 것을 좋아하는 이유, 싫어하는 이유다. 나를 들여다보는 글쓰기에서는 특히 이 세 가지가 중요한데, 남에게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인내심을 갖고 길게 쓸수록 좋다. 그 표면적인 ‘이유’가 거짓일 때가 많아서다. 특히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런 글쓰기는 한번쯤 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속이는 내 감정을 발견하기 위해서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_027~028)

초등학교(그땐 국민 학교) 때 일기를 써서 아이들 앞에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때 쓰던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쓰곤 했다. 그러다가 친구와 함께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허락 없이 남의 일기를 보는 것을 목격하면서부터 쓰기 싫어졌다. 결혼 후에 다시 시도했는데 친구가 한 행동을 남편이 똑같이 하는 것을 보게 되어 더는 쓰지 않게 되었다. 그다지 비밀이 있었던 게 아니었는데도, 소소한 나만의 감정을 모두 드러내 놓기가 싫었다. 그러면서 점차 편지 쓸 일조차도 줄어들어 글쓰기는 나와 영 인연이 없어진 듯 보였다.

후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 차츰 여유가 생겨, 독서 모임을 시작하면서 발제를 맡아야 할 때가 있었는데 생각처럼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더니, 어릴 때에는 솔직하게 쓰던 것이, 성인이 되면서 불편한 일들을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걷어내며 쓰고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글에 핵심이 빠지게 되어 좋은 글이 될 수 없었다. 어렴풋이나마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개선되는 것도 아니어서 글쓰기를 거의 포기한 채 살았다.

분명 글쓰기에도 타고난 천재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잘 쓰고 싶다면 차근차근 배우며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 책≪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는 쓰고 싶은데 잘 써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경험을 살린 글쓰기’에서부터 ‘보고 읽은 것에 대해 쓰는 방법’을 일러 주고, 삶 가까이 글을 끌어당길 수 있게 이끌어 준다. 특히 4장‘ 퇴고는 꼭 해야 합니다.’에서 다룬 ‘편집이 필요한 이유’부터 ‘잘 읽히는 글’, ‘없애야 오히려 글을 살릴 수 있는 것’ 등 소소한 부분까지 확실히 짚어준다.

한 번 글쓰기도 벅차 쓴 글을 잘 돌아보지 않다가 요즘에서야, 조금씩 고치면서 글이 좋아지는 것을 느껴가고 있는 터라 직접 글쓰기 수업을 받는 것 같았다.

당신이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있을까 고민할 때, 어느 정도의 수입을 염두에 둔 고민인지가 중요하다. 글을 쓰기란 세상 최고로 쉽지만(그냥 혼자 쓰면 된다. 세상 모든 예술 중에 성악과 더불어 재료비가 가장 안 드는 예술이리라), 그걸로 먹고 살려면 난처해진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_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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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강좌는 근래 들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몇 년 전 출판사에서 글쓰기 책을 내자고 제안했을 때는 ‘언젠가' 정도의 반응을 들었는데, 올해는 세 곳에서 제안을 받았다. 그래서 잠시 착각했다. 내 글이 그렇게 인기가 좋은가. 아니, 그것이 아니다. 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보면, 쓰려는 수요가 늘기 위한 선제조건은 읽는 사람의 증가일 텐데, 그게 그렇지가 않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_212)

글쓰기 책이 잘 팔린다고 해서 책이 많이 읽힌다기보다는, 사람들의 쓰고 싶은 욕구가 많이 늘어나서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누구나 글을 쓰기만 하면 모두 작가가 될 수 있다고 헛된 욕망을 불어넣지는 않는다. 전문가가 쓴 책을 읽어도 아무것도 해결되지는 않는다며, 보다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노하우를 자세히 공개해 놓았다. 글을 쓰다가 지치지 말기를 당부하며 ….

지금도 간간이 서평을 쓰고 있지만 아직도 A4 한 장 쓰는 것도 쉽지 않다. 다행히 개인 블로그에는 따로 형식이 있는 게 아니어서 그것만으로도 책을 사랑하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 글을 써서 먹고 살 정도는 아니라도, 각각의 경험이 스며들어 있어 마음에 와 닿는 이웃들의 글을 읽다보면 절로 자극을 받아 좀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글감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지만 도무지 써지지 않을 때는 구성을 짜라. 쓰고 싶은 소재를 늘어놓는다. 눈에 보이게 늘어놓고 연결 짓기를 시작해라. 선부터 그리지 말고 점부터 찍으라는 말이다.

글 초반은 독자의 관심을 끌어야하고, 중반은 무난히 읽히면 좋고, 마무리는 글 전체의 인상을 요약해 보여주면 좋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_192)

글감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데 시작을 못하고 있다면, 이 참에 글쓰기 수업을 받아보고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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