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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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이 무엇인가 하면 과연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미디어 매체에서도 음악, 길거리에서도 음악, 자연에서도 음악. 아마 귀가 망가지지 않는 이상, 평생동안 듣는 소리 속에서 음악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각종 분야와 악기로 나타내는 방식, 창법, 시대적 스타일로 예를 들면 누구나 다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음악 자체가 무엇인가 하면 쉽게 답을 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음악은 정말 다양한 곳에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이에게는 추억, 인생의 전환점, 삶의 원동력, 또는 인생일 수도 있다. 매직 스트링의 경우는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 그가 무대에서 공연 중, 돌연사한 이후 그의 고국인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장례식이 열린다. 프랭키와 인연이 있던 많은 아티스트와 음원 관계자들이 모이는 와중에, 프랭키를 거두러 온 음악이 그의 일대기를 들려주는데...

 매직 스트링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화자가 음악이라는 뭔가 관념적이면서 신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거기에 한 인물의 인생을 다루기 때문에 일대기 느낌도 난다. 하지만 음악의 각 악장마다 템포나 빠르기가 다르듯이 각 부분마다 내용전개 속도가 제각각이다. 그래서 어느 부분에서는 좀 자세히 전개되는 감이 있는 반면 다른 부분에서는 전반적인 분위기만 서술하고 세세한 부분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특정 인물의 인터뷰 형식으로 나오는 행적도 묘미다. 어떤 사람에 대해 있는 그대로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인상 깊었던 날을 듣는 것만큼 인상 깊은 건 없다고 본다. 당사자는 느끼지 못하지만, 한 시기를 같이 보낸 이에게는 많은 느낌을 주기에 더욱 특별하게 회고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음악의 대한 내용이긴 하지만, 아티스트들이 겪는 고난이 많은 편이다. 시대적 배경에 따른 문화탄압에 각종 외적인 문제로 망가져가는 순간, 가슴아픈 사랑이야기 등. 특히 기타리스트가 약물 중독에 시달릴 때 어떤 상태인지 잘 나타나 있었다. 나쁘게 악용하기 보다는 방황하는 듯한 느낌이라 왜 몇몇 뮤지션들이 약물에 빠져드는지 알 것 같았다.

 평범한 음악가의 인생처럼 보이지만, 곳곳에 환상적인 요소와 의외의 복선이 존재해서 엄청난 대서사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덧없는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프랭키 프레스트로처럼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도 일생은 대서사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인생이라지만, 자기의 삶 속에서 자신조차 모르는 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또한 여러 음악들이 나열되는데 글로만 이 음악이 어떤 느낌이고, 프랭키의 기타연주가 엄청나다고 나오지만, 나도 모르게 상상하게 된다. 몇몇 곡은 실제로 찾아보면 들을 수 있는데, 상상했던 느낌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서 놀라웠다. 비록 프랭키의 기타연주만 들을 수 없겠지만, 진짜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여기서는 음악이 말하는 뮤지션, 기타리스트이지만, 다양한 예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술이 말하는 화가, 조각가. 또는 문학이 말하는 소설가, 시인. 예술 분야로 예를 들었지만, 각종 재능의 형태로 설명하는 이들이 온 세상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재능이 있음에도 방황하게 되는 건, 아마도 방향을 잃거나 혹은 재능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 만날 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랭키 프레스토가 그랬듯이 재능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다시 돌아올 것이다. 자기 자신이 재능을 버리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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