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선 : 카페 프란스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9
정지용 지음 / 아티초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윤동주의 시와 더불어 교과서에서 많이 본 시인이 정지용이었다. 윤동주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많은 일화를 들었지만, 정지용에 대해서는 간단히 적힌 이력 외에는 들어본 것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제서야 좀 알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정지용의 시를 보면 배경과 주변 사물의 대한 묘사, 분위기는 그때그때 다르지만 어딘지 모르게 혼자 있다는 느낌이거나, 소외받는다는 쓸쓸함이 배어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바다나, 바람 같이 제목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시에서는 크게 부각되는 것 같았다. 개인적인 외로움은 물론이고, 표제작인 <카페 프란스>를 보면 당시의 국제적인 분위기 속에서 우리민족의 소외감도 나타낸 것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다.

 <애국의 노래>를 기점으로 분위기와 느낌이 차츰 바뀌는 듯한데, 이때가 아마 광복 이후 현재의 이화여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이 아니었을까 한다. <여제자>라는 시와 청춘에 대한 느낌이 많은 걸 보면서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을 보며 느낀 점과 생각을 나타낸 것으로 보였다.
 시에서도 나름 깊은 느낌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큰 의미를 느낀 게 바로 정지용 시인의 산문에서였다. 맨 뒤에 산문 3편이 실려 있는데, 그 중 <대단치 않은 이야기>가 바로 내가 주목한 것이다. 어린이에 대해 쓴 글인데, 마치 현재의 입시주의 문제를 예상한 듯한 구절이 있어서 놀라웠다. 마치 먼 미래를 그대로 내다본 것 같았다. 물론 그 당시의 상황에서 쓴 것이라 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문제가 과거에도 있었듯이 정지용이 살았던 시절에 느꼈던 문제점이 모습은 다르지만 본질은 그대로인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바이다.

 

 어린이를 두들겨 교육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절로 자라고 잘되도록 방해를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금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늙어가는 어른들이 자라는 어린이들을 교육할 의무가 있다면 무엇보다도 자기 소년 적 지난 일을 생각하여 자기가 당한 억울하고 부자연한 옳지 못한 괴롬을 어린이에게 다시 전하여 주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업을 한 노릇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대단치 않은 이야기>156~1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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