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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 시선 : 해협의 로맨티시즘 ㅣ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8
임화 지음 / 아티초크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국내 시인이지만, 아무래도 이 분의 이력 때문에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분이다. 낯설기도 하지만 한 번도 접하지 못한 분이라 새로운 느낌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하며 임화를 보았다.
시인 임화가 영화배우를 한 이력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의 시를 보면 영화 배우가 연기하는 듯한 느낌과 대본을 읋는 듯한 구성처럼 보였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잔잔하게 시를 읽는 다는 느낌보다는 연기톤으로 읽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세상에 맞서는 열정과 패기 넘치는 젊은 청년의 마음을 가지고서. 이런 느낌의 시는 난생 처음이라 이런 게 임화만의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라 해도 좋을 법하다.
거기에 내용도 말 그대로 로맨티스트 그 자체라 멜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또한, 분위기가 바뀌면 바뀌는 대로 영화적 느낌의 장르도 바뀐다. 자신이 이전에 가보았던 곳을 회상하면, 그건 영화 속 인물의 과거 회상이 되고. 어려운 시절을 떠올리면, 그건 감동 드라마의 한 장면이 되고. 웅장한 자연과 함께 있으면 말 그대로 예술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임화의 시에서는 사랑이라는 문구가 자주 나온다. 때로는 사랑하는 여인을,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의 대한 사랑을, 지금 이 시기에 대한 소중함을 나타낸 사랑을. 모든 것을 사랑하던 그는 정말 로맨티스트라 불려도 될 법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초반의 영화스러운 낭만에 비해 중반으로 갈수록 그 느낌의 빛이 바랜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낭만은 있었다. 하지만 진짜 열정적으로 부르짖는 낭만이 아닌, 예전에는 그랬지 하는 투로 던지는 진심 같지 않은 낭만처럼 보였다. 마치 낭만스럽고 싶지만, 그에 맞지 않은 현실의 허무함에 무너진 듯한 분위기였다. 거기에 후반 시까지 가게 되면 초반에 보았던 그 로맨티스트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게 바로 예술가의 비애라는 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