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 도전과 응전, 새 길을 열다, 선사 시대에서 고려까지 ㅣ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김정남 지음 / 노느매기 / 2015년 8월

 학창시절부터 역사를 배워왔지만, 다 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구술된 내용이 있으면 그것에 해당하는 자세한 내용이 없고, 어떤 인물이 유명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서 유명했는지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인터넷에 나온 더 방대한 자료와 논쟁적인 부분을 알게 되면서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는 눈 가리개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

 여기저기 널린 게 역사책이다. 그 중에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내용이 있는 책도 꽤 있다. 그런데도 불만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안 드는 건 교과서에 기술된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것들이다. 이 책도 얼핏보면 한 권으로 읽는 한국사 같이 거기서 거기인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요약하거나 기술한 역사책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읽기 전에도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동안 보고서 실망했던 역사책들이랑 비교해보면 이게 더 나을 정도였다.

 총 3권으로 기획된 이 책의 1권은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의 역사가 들어있다. 각 파트 내용에 맞는 사진과 역사 교과서와 비슷하게 나온 당시 상황을 나타내는 지도는 내용을 뒷바침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 책을 보면서 의미있다고 느낀 점이 꽤 많았다. 저자의 의도대로 뜻 풀이가 잘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쉬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크게 평가하는 건 세세한 자료부분이다. 교과서에서 한 줄로 끝나는 내용이 여기서는 몇 줄이나 늘어져 있다.
 한가지 예를 든다. 학창시절 역사를 공부했을 때, 원효대사의 해골물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해골물을 통해 진리를 얻어서 불교를 발전시켰다고 배웠는데, 어떤 진리를 얻고 어떻게 불교를 발전시켰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교과서에서도 해골물, 불교발전. 이걸로 끝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원효대사가 불교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어 했고, 해골물을 통해 얻은 진리가 무엇이고 그걸 어떤 이론으로 발전시켰는지 까지 나온다. 이렇게 의미있는 걸, 단 몇 줄 요약된 걸로만 알고 있던 세월이 참으로 어이없을 정도다. 거기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스님이 신라 진골 출신이었다는 것도 여기서 처음 알았다.

 역사의 흐름을 먼저 기술하고 뒤에서 문화를 설명하는 구성도 읽기 편해서 좋았다. 각 나라의 역사적 흐름을 설명과 문화를 같이 설명하는 걸 많이 보았는데, 학창시절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자주 해깔렸다. 이 역시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역사책 하나 제대로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권이 언제 나올지 기다려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