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어떻게 살아야 의미있는 삶인가. 현재 세상을 사는 모든 이들이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목표일 것이다. 많은 이들은 이에 대한 답을 말하라면 돈을 많이 번다느니, 사업에 성공해야 한다느니 하는데, 나는 가장 자유롭게 사는 게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자유롭게 산다고 하면 다들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자유롭게 산다고 하면, 망나니 같은 삶이라나, 쓸때 없이 놀고먹는다나, 하는 부정적인 면만 생각한다. 하지만 조르바를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친구가 조국 그리스를 구하러 배를 타고 떠난 날, 나는 카페 구석에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을 증오하며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앞에 나타난 누추한 차림새의 노인. 그는 자신을 알렉시스 조르바라고 소개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자유에 대해 설파한다. 자유에 대한 그의 주장을 흥미롭게 듣던 중, 나는 크레타 섬에 갈탄 광산을 개발하려던 계획을 얘기하게 되고 조르바는 그 여정에 함께하고 싶어하는데...

 작중에 나오는 조르바의 모습을 보면 남들이 볼 때는 근엄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나이들어서까지 철들지 않고 문란하기까지 한 망나니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볼 때는 그처럼 자유로운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는 모든 면에서 자유롭다고 봐야 될 것이다. 본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행동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사상적으로, 또한 종교적으로도 말이다. 하느님과 악마는 동일한 존재라 말하는 걸보면 거의 확정적일 것이다.

 조르바가 말하는 것을 듣고 주변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자유롭게 사는 게 정말 나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오히려 온갖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종교인이라던가, 근엄하면서 인생의 모든 것을 알았다는 듯이 떵떵거리는 마을 노인이나 마을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그들이 불순하게 보일 정도다. 온갖 이유를 붙이며 과부를 차별하는 것이라던가, 이 모든 게 하느님의 뜻이라던가 하는 걸보면 아무리 자기네들이 자유롭게 생활한다 한들 자유롭게 생각하지 못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조르바에게서 큰 의미를 느낀게 있다면 자유롭게 사는 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남들이 뭐든 열심히 하고 있을 때 혼자 나태하게 있는 게 아닌 가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생각을 달리하면 내가 가장 자유로운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삶이 바쁘게 돌아갈 때는 모든게 정말 재미없어지고, 심지어 사는 것조차 의미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 상태를 벋어나 자유로워질 때면 눈 앞에 보이는 먼지 덩어리라도 재미있어질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실제로 나는 작중의 조르바가 남들이 그냥 보고 지나칠 꽃을 보고도 감탄하는 것처럼, 길에 돌아다니는 비둘기를 신기하게 보거나 구름이 시시각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 신기해서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게 바로 자유로움이 아닐까 한다.

 비록 조르바처럼 모든 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나는 자유롭게 살기를 염원한다. 그래야 세상을 사는게 재미있고 또한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