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월요일이 없는 소년 -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대상 수상작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황희 / 낭추 / 2014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알고는 있다고 하지만 성소수자문제는 다들 한 번 쯤은 잊고 살 것이다. 그나마 대중매체에서 게이라던가 레즈비언에 대해 약간씩 다루어서 크게 낯설지는 않겠지만, 트랜스젠더에 대해서는 아직 인식이 그리 좋지만은 않는 것 같다. 또한 이건 나도 생각지 못했던 점인데, 성소수자 문제를 성인의 시점에서 보다보니 청소년 성소수자 문제는 아예 고려대상 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도 문제지만, 차별을 넘어선 혐오범죄는 더욱 문제가 된다.

 은새는 원래 남자이나, 체형은 여자라서 여자가 되기로 한 성소수자이다. 그런 그녀는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 마시던 중,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마 처단 천사의 여섯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는 속보를 듣고 당황하며 급히 자리를 떠난다. 지하철에 도착한 그녀는 들어오는 전동차에 뛰어드는 남자를 구하게 된다. 어색하게 남자와 같이 있던 그녀에게 돌아가신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온다. 의심하면서도 전화를 받은 그녀. 그런데 전화를 받고서 눈을 뜨자 그녀는 지하철이 아니라 버스를 타고 있었는데...

 황희 작가님 특유의 어두운 현실과 청소년 성소수자의 처한 현실, 그리고 타임슬립이 합쳐지면서 긴박에 긴박함이 더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힐 수록 더해지는 위협, 성소수자라는 입장에서 느끼는 박탈감, 그리고 타임슬립물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여행자라는 불안감. 이 모두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하나의 느낌으로 와 닿았다.

 청소년 성소수자가 겪는 현실은 보통 청소년들보다도 더 힘겹게 보였다. 내적인 불안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거기에 시선을 넘어선 직접적인 차별과 경멸. 이런 각박한 현실도 벅찬데 가까운 이들에게서도 경멸받고,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공권력도 그리 탐탁지 않게 본다. 그 만큼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던 것은 읽으면 읽을 수록 소설에서도 이렇게 성소수자를 다룬 게 있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생각해보면 소설에서도 성소수자를 이렇게 차별받고 불안하게 살아는 걸 많이 본 적이 없었다. 기껏 나와봐야 클럽에서 퇴폐적으로 묘사되거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밖에. 이렇듯 소설에서도 성소수자에 대해 알게 모르게 차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성소수자 문제와 더불어 종교에 관한 논점은 시끌시끌하게 싸우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나타냈고, 종교의 의미와 존재를 다시한 번 돌아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종교란 이름으로 가해지는 온갖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짓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게 잘못됐다고는 말하지만 정작 왜 잘못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현실적인 도리나 법률을 꺼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종교적 논리 밖에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였는지 여기서는 현실적인 문제로 반박하기 보다는 종교의 본질을 돌아보며 반박해 광신도적인 면이나 종교가 행하는 비인도적인 행동을 비판한다. 현실적인 면만 생각하다가 종교적 본질을 돌아보니 법률이나 도덕적인 면을 논하기에 먼저, 현재 종교가 어떻게 왜곡되었는지를 먼저 따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신의 존재, 아니면 작은 희망이라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나, 종교란 이름으로 온갖 눈꼴 사나운 짓을 일삼는 이들에게는 딱 이런 문구를 보여주어야 한다.

 

 신은 있다고. 신은 이런 분들을 통해 사랑을 보여주셔. 자기들이랑 다른 사람들을 혐오하고 경멸하면서 성경을 들고 예수를 부르 짖는 사람들에겐 신이 없어. 신앙심의 가장 기본인 사랑이 없으니까.

                                                                                                                                 -240p

 

 시간여행 끝에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해피엔딩일까, 아니면 베드엔딩일까. 그건 독자가 보는 은새의 모습을 보며 알아서 판단하는게 좋을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됐듯이 제목에서는 소년이라고 되어 있지만, 은새를 그가 아닌 그녀로서 자연스럽게 본다면 성소수자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가게 됐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은새를 그녀로 자연스럽게 보게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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