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작별 트래비스 맥기 Travis McGee 시리즈
존 D. 맥도널드 지음, 송기철 옮김 / 북스피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하드보일드 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은편은 아니나, 어떤 스타일이라는 것은 많이 들어보았다. 대걔 독고다이 같은 느낌에, 트릭이나 기발한 살해방법 보다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와 거기에서오는 온갖 사연을 다루고, 때로는 범인과의 직접적인 난투도 벌어지는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트래비스 맥기는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래비스 맥기는 여느 때처럼 자신의 하우스보트에서 여유로운 삶을 보내던 중, 친하게 지내던 댄서인 추키로부터 한 의뢰를 받는다. 추키의 친구인 캐서린은 애인이었던 주니어 앨런이 자기 아버지의 숨겨진 유산을 가지고 도망쳤고, 그걸 찾아달라는 것인데...
 이 트래비스 맥기라는 인물을 살펴보자면 몸 좋고 친절하며, 굳이 돈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트래비스가 하는 일이 상당히 뒤가 구린 일이기 때문에 굳히 좋은 사람이라 하기도 뭐하다. 그럼에도 그는 상당히 낭만적인 인물이다.
 다른 하드보일드와 마찬가지로 독고다이 같긴하나, 우울한 분위기와 반대로 뭔가 자유로운 영혼인 마냥 인생을 즐겁게 보내고, 그의 눈에 보이는 것들은 시적인 표현으로 아름답게 장식된다. 그가 도시에서의 생활상을 보며 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쓰고, 하우스보트가 있는 선착장에서는 생생하고 활기찬 표현을 많이 쓰는 걸 보면 더 그렇다. 사건해결을 위해 거친 방법도 쓰긴 하지만 그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였다. 거기에 하드보일드 소설에서 보면 사건 관계자들의 사연은 듣는 걸로 끝나는데, 트래비스는 그 관계자들의 상처를 치료해주기까지 한다. 그 상처란, 바로 마음의 상처다. 그야말로 낭만 그 자체다.

 트래비스의 매력?을 더 말하자면 작중에서 여자를 많이 만나지만, 마초스러움 없이 상당히 친절하게 대하고 여성적인 매력을 추구하기 보다는 거친 세상에서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고, 누구에게 너무 의지하며 살지 않기를 추구한다. 또한 그는 상대를 동정한다는 셈치고 드라마틱한 걸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직 있는 그대로의 잘못된 점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고 질책한다.
 내용구성은 대체로 사건 관계자들의 상처를 치료하는 부분이 많아서 도대체 주니어 앨런은 언제 잡는 거냐고 답답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트래비스가 행하는 낭만적인 행보를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의 행보를 보면 낭만을 잃은 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이 뭍어나 있었다. 그 나이대에 가장 낭만적이게 사는 모습을 상상한 것과 현실의 모습을 비교하고, 자기의 일과 관련이 많은 인물이라면 더욱히 개인의 낭만을 지켜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트래비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 하드보일드 탐정치고는 지나치게 감성적이라 상처를 많이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낭만적인 하드보일드 탐정은 낭만을 잃은 자들에게 그들을 위한 낭만을 되찾아주고, 다시는 낭만을 잃지 않게 하기위해 노력한다. 그 부단한 노력 때문에 자기 자신의 낭만마저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트래비스는 다시 일어서서 다른이들의 낭만을 위해 다시 의뢰를 나설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이번 한 번으로 트래비스를 보내기에는 아까운 기분이 많이들어서 후속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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