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서 조금은 당황했다. 논리적인 면을 추구하는 추리에 마법이라니. 이건 뭐 지팡이로 뿅! 한 번하면 범인이 밝혀지고 끝! 아닐까 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작가가 누군가. 온갖 개그요소가 난무하면서도 증명 가능한 추리를 내놓는 히가시가와 도쿠야 아닌 가. 말도 안 되는 걸 말이 되게 하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대체적으로 범인이 미리 나오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는 도치형식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범인을 밝히는 형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건 아니다.
최근에 찾아보니 올해 7월 말 쯤에 이 인물들이 나오는 두 번째 책이 발간된 걸 보아 이카가와 시 시리즈처럼 시리즈 확정인듯 하다. 표지를 보면 딱 내년 여름에 나오면 맞을 것 같다.
인물의 구성을 보면 역시 히가시가와 도쿠야 다운 인물들이라 할 법하다. 보라는 현장은 안 보고 쓰바키 경위의 신체부위에 집중하는 오야마다 소스케 형사, 그런 소스케를 나무라면서도 정작 본인도 수사중 삼천포로 빠지는 낌새를 보이는 쓰바키 경위, 거기에 말괄량이 마법사 소녀 마리까지... 대체로 범인의 범행 행각이 도입부에서 먼저 나오기 때문에 서술자가 범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범인의 내면 묘사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트릭에 대한 느낌을 말하자면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처럼 기발한 건 있어도 크게 거창한 것은 없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마리의 병크 아닌 병크가 좀 난무하는 바람에 수수께끼 시리즈보다 진지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마 가벼워도 이렇게 가벼운 건 없을 정도다. 이 마리의 병크 때문에 경찰이 범인에게 공격당하는 게 당연시하게 나오는 것도 허다하다. 좀 특이하고 재미있고, 거기에 약간 웃긴 게 보고 싶다면 모를까...진지한 내용을 추구하는 분들은 재미는 커녕, 이게 뭐하는 지꺼리야! 장난해! 등등의 소리를 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