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키의 대중 문학 강의 에스프레소 노벨라 Espresso Novella 3
나오키 산주고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에는 대중문학상이 많다. 그 중에서 아쿠타가와 상과 나오키 상이라면 많이 알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아쿠타가와라면 알지만, 나오키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상이 만들어질 정도면, 큰 업적을 남겼을 텐데, 이 작가의 작품은 한 번도 번역된 적이 없고 관심도 가진 적이 없었다. 그저 단순히 유명한 상이라는 이름으로 봤던 것일까? 그럼 노벨상은 알지만 노벨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번역된 나오키의 책을 통해 나오키 산주고라는 작가가 어떤 분이었는지, 제대로 알 수 있으면 한다.

 


나오키의 대중문학 강의

 

 

 나오키 산주고가 살았던 시대의 일본 문학계의 모습과 대중문학의 위치는 현재와 너무나도 달랐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모습과 비슷해도 너무 비슷하게 보였다. 그래서 나오키의 대중문학 강의는 현재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일본에 흔한 소설들도 이 당시에는 전무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만큼 현재의 일본 대중문학이 발전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오키 산주고는 대중문학이 어떻게 하면 인기를 끌지, 이 시대에 대중문학이 왜 필요한지 생각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대중 문학이 예술 소설에 배척받지 않으려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는 많은 이들이 저속한 문학으로 칭하고,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나오키의 말을 봤으면 한다.

 

 

 

 예를 들면 조각은 뭐니 뭐니 해도 그리스 시대에 가장 발달했다. 그러나 조각이라는 형태의 예술은 현재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다른 예를 들자면, 현재 미국에는 순수 회화가 존재하지 않고 회화는 포스터 회화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여기서 예술 소설의 쇠퇴를 말했을 뿐이다.
-19p~20p

 

 

 

 대중문예에 대한 나오키의 자부심은 굉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중문예를 분야별로 분류하고 그 각기의 특성과 역할을 정리했다. 여기에는 흔히 알고있는 탐정 소설 외에도 시대 소설(역사 소설), 애욕 소설(로멘스 소설), 과학 소설(SF), 유머소설, 소년 소설, 가정 소설, 목적 소설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소재로 재미를 줄 수 있는 대중문학을 무시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일 것이다. 나오키가 정리한 내용은 지금의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런저런 혼란이 많아서 정신줄 놓기 직전이었는데, 나오키 덕분에 정신줄을 잡을 수 있었다. 내가 대중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예전에 사는 재미를 컴퓨터 게임이라는 중독의 길에서 찾았었다. 책을 좋아했었지만, 읽으라는 권장 도서에는 현재의 재미없는 삶과 별다를 바 없는 내용이거나,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점점 멀어졌었다. 그러다가 우현이 외국의 대중소설을 접하면서, 신세계를 알게 되었다. 외국 소설을 접하다가, 우리나라 작가들의 대중 소설에도 자동으로 관심이 갔다.
 일본에 대중문학의 길을 잡아준 것처럼, 나오키의 대중문학 강의가 우리나라의 대중문학의 길에도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간에이 무도감

 

 

 

 무사 한베에가 자신과 똑같은 녹봉을 받으면서도, 쇼군이 참관하는 대회에 나가 잘나가는 무사 아라키와 대결해서 자신의 실력을 검증하려는 내용이다. 주로 에도 시대 무사가 느끼는 열등감과 무사정신을 알 수 있었고, 무사끼리의 대결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실재로 있었던 사건 속에 숨어 있던 사실을 토대로 한 내용이라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단편이라서 그렇게 큰 복선도 없이 깔끔하게 끝나지만, 읽고 즐기는 대중문학의 특성이 살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내용이 어렵지 않게 와 닿아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결에서 이기면 좋지만 이기는 방법이 어떤가에 따라, 승자여도 승자가 아닐 수 있다. 아무리 승자라도 비겁하게 이겼으면 패배자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처럼, 비겁하게 이겼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 숨겨진 사실을 보면, 패배자는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의 도리를 지킨 진정한 승리자인 경우가 있다. 이런 진정한 승자를 위해서라도 불공정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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