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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레이 -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103
이윤정 지음, 박재인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1월
평점 :
#도서제공 “쫄지 말고, 하던 대로 해!”
긴장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뇌던 말을 책에서 마주하니 유난히 반가웠다.
야구 선수였지만 공을 얼굴에 맞은 뒤 트라우마로 야구를 그만둔 해람이와, 늘 혼자 지내며 점점 어두워지는 희영이는 매일 밤 캐치볼을 하며 서로의 상처에 조금씩 다가간다. 경쟁과 기록을 내려놓은 캐치볼은 두 사람에게 부담 없는 위로가 된다.
해람이가 느끼는 두려움은 한때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예전에 구급차에 실려 간 이후, 몇 년 동안 구급차만 봐도 식은땀이 나고 몸이 굳어버렸던 기억. 시간이 흐르며 벗어나긴 했지만, 당시의 정신적 압박은 쉽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해람이의 망설임이 더 깊이 와닿았다.
희영이의 상황은 또 다른 복잡함을 안고 있다.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도, 미래를 향해 몰두할 무언가도 정하지 못한 채 무기력해진다. 하지만 상담사와의 꾸준한 상담, 생활 습관의 변화, 매일의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서서히 회복된다. 작은 변화들이 쌓이며 희영이는 자신을 다시 돌보기 시작한다.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두 사람은 함께 캐치볼을 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기기 위한 야구가 아닌, 즐기기 위한 캐치볼 속에서 부담은 줄어들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우리는 늘 불안하다. 충분히 연습했어도 막상 무대에 서면 몸이 먼저 굳어버리곤 한다. 그럴 때 이 책이 건네는 주문은 단순하다.
“쫄지 말고, 하던 대로 해.”
괜히 겁먹어 봐야 달라지는 건 없다. 지금까지 해온 만큼, 내 방식대로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다. 결국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러니 기운 내서, 하던 대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