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삽니다, 다정빌라 손잡는 나무
김우주 지음, 쏘우주 그림 / 씨드북(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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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갑작스러운 이사로 작아진 집, 낯선 동네에서 살게 된 우정이는 모든 것이 싫고 불편하다. 곧 다시 예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매달리며, 이제는 친구도 사귀지 않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현실은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집을 잃고, 아는 사람의 집에 얹혀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엄마와 아빠는 생계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우정이는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낸다.

그런 우정이의 마음이 머문 곳은 다정빌라 앞 화단이다. 그곳에서 만난 할머니를 시작으로 아랫집 둘째와 인연을 맺고, 같은 반 친구 수호가 다정빌라에 자주 온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원치 않던 이사와 완전히 달라진 환경 속에서 우정이는 방황하지만, 낯설기만 하던 공간에 조금씩 사람이 채워진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원치 않던 이사로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던 경험이 있어 우정이의 마음이 쉽게 이해되었다. 마음을 닫고 예전 친구들만 붙잡고 싶지만, 변해버린 현실 앞에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그럴수록 주변의 태도는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는 상황이 힘들어도 함께 잘 살아보자며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다. 우울은 쉽게 전염되지만, 우정이네 가족은 희망을 나눈다. 비록 집은 작아졌지만 여전히 나만의 방이 있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생기면서 우정이의 마음도 서서히 열린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곁에 누가 있고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삶을 바꾼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조용히 보여준다.

반짝이는 큰 집에 살아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재건축을 앞둔 빌라일지라도, 그 안에서 온기를 나누며 살아간다면 그곳이 곧 ‘집’이 된다. 다정빌라에서의 삶은 그런 행복의 얼굴을 담담하게 전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마음속에 품은 슬픔을 혼자만 끌어안지 않고 누군가와 나누며 자라가길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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