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건너온 로봇의 비밀 - 바다와 지구 온난화 바다 품은 과학 동화
서해경 지음, 김규택 그림, 민원기 연구 / 풀빛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년 찾는 동해바다에서 스노쿨링을 하다 어느 순간 열대어들을 마주했다. 아이와 함께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을 보는 일은 즐거웠지만, 그 장면은 곧 걱정으로 이어졌다. 지구온난화가 더 이상 책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다 한가운데서 실감한 순간이었다. 바다의 생태계는 이미 변하고 있었다.

《시간을 건너온 로봇의 비밀》은 동해바닷가에 사는 꽃봄과 정수가 버려진 로봇 키오29를 만나며 시작된다. 잠수함으로 변신하는 키오29와 함께 아이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변해버린 동해와 제주 바다를 직접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바다가 어떤 역할을 하고,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배워간다.

바다는 열염순환이라는 거대한 순환 시스템을 통해 지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따뜻한 바닷물은 위로, 차가운 바닷물은 아래로 이동하며 전 세계 바다를 순환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이 흐름이 깨지면 기후 변화는 더욱 심해진다. 바다의 문제는 곧 지구 전체의 문제가 된다.

수온이 계속 상승하면서 산호의 백화 현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산호는 물고기들의 산란과 서식에 꼭 필요한 존재인데, 산호가 사라지면 물고기들 역시 그 바다를 떠날 수밖에 없다. 이제 아열대 어종인 파랑돔이 독도 근처에서 발견되고, 제주 바다의 연산호가 녹아 사라지는 모습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30년간 제주 바다의 평균 수온은 약 1.0도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의 2~3배에 이르는 수치다. 그만큼 어종과 생태계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의 바다가 완전히 황폐해진 뒤, 과거로 돌아와 생물을 구해 바다를 되살리려는 키오29의 모습은 무척 안타깝게 다가온다. 동시에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묻는다. 탄소중립, 탄소배출 감소 같은 말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이유라는 것을 이 이야기는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아이들은 환경과 관련된 단어들을 알고는 있지만, 왜 지켜야 하는지는 잘 모를 때가 많다. 이 책은 그 이유를 바다의 변화라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설명해 준다. 미래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남기는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