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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ㅣ 텍스트T 7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누구나 ‘비스킷’이 될 수 있다.
‘비스킷’은 자신을 지키는 힘을 잃어 점점 눈에 띄지 않게 된 사람들, 여러 이유로 존재감이 사라져 소외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나 역시 한때 비스킷이었다.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써 왔고, 지금은 비스킷이 되지 않으려 애쓰며 잘 버티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주어진 일은, 아이들이비스킷이 되지 않도록 곁에서 살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반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말을 건네고, 마음을 읽으려 애쓰고, 하루에 한 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도록 지켜보는 일. 그런 마음으로 읽어서인지 책을 덮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린아이부터 청소년, 어른까지 누구나 비스킷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잘 보아야 한다. 스스로를 돌볼 힘을 잃지 않도록, 소외되지 않도록 주변을 살피고 가능하다면 손을 내밀어야 한다. 누군가가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일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
다행히 제성이는 비스킷이었던 또래 아이들을 구하며 친구가 된다. 부모님도, 정신과 의사 선생님도 믿지 못했던 제성이의 이야기를 친구들은 믿어준다. 그들 역시 비스킷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함께였기에 제성이는 힘든 순간을 견딜 수 있었고, 비스킷들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마치 동네의 작은 히어로처럼 느껴졌다.
여사님이 제성이가 깨닫도록 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존재감 없이 지내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니까.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지켜내는 게 훨씬 중요한 핵심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다. 그 힘이 있다면 3단계 비스킷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보고 보살피는 일, 그것이 우리가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가 비스킷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