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손이 간 것은 우연이 아니였다. <여름 언덕에서>를 읽고 아마 마음이 이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인 것 같다.세계적인 거장들의 가을 관련 단편 모음집인 <가을빛 속으로>는 대표적인 ‘추수 감사절’과 가을의 풍요로움과 쓸쓸함을 가득 담은 글들이었다. 여러 글 들 중에서 특히 ‘세번의 추수감사절’과 ‘세 번의 입맞춤’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두 자녀들이 서로 우리집에서 머물라며 엄마인 모리슨 부인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집에 엄마가 머물 공간도 마련했다면서, 그 넓은 집은 팔고 함께 지내자는 내용이었다. 오랜 세월동안 그 집에서 살았던 모리슨 부인은 자녀들의 집에 머물러보면서 자신의 집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결국 그 집을 지킬 방법을 찾는다. 나이가 들어 자식들에게 의지하고 살 수도 있지만 모리슨부인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찾고, 그 강점을 살려서 스스로 살 방도를 찾는다.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지혜롭게 방법을 찾으면서 자신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모리슨부인의 모습이 너무 멋졌다. 나도 나이들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나를 잘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 ’세 번의 입맞춤‘은 천방지축인 꼬마아가씨가 추수감사절을 맞아 집으로 돌아온 오빠에게 입맞춤을 한다는 것이 오빠의 친구에게 실수로 입맞춤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우연한 실수가 두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 천방지축인 아가씨는 점점 얌전한 숙녀로 변해가는 모습이 흥미롭고 재밌었다. 어떤 순간적인 계기가 생기면 사람이 완전히 변하기도 한다는 것이 완벽하게 와닿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처럼 아름답기를, 미래가 풍요롭기를 간절히 바랐다.모든 이야기에는 가을이 담겨져 있다. 모든 것이 풍족하게 있다가 사라져 버리는 가을의 순간들이 담겨있는 가을 모음 단편집은 읽는 내내 내 마음을 가을로 물들였다. 가을이 그리워지는 모든이에게 이 가을 단편집을 꼭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