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우주가 들린다면 창비청소년문학 139
최양선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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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자신만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그 우주는 깊고 넓어서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어떤 우주는 스스로를 삼키기도 하고, 또 어떤 우주는 한 사람을 환하게 빛나게 한다. 그 우주를 어떻게 다룰지는 결국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

언제나 혼자 있는 ‘수온’은 마음을 나눈 이들의 ‘픽싱’을 볼 수 있다. 아기 고양이, 호랑이, 돌멩이, 새, 반투명 젤리까지 픽싱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이 능력이 두려운 수온은 사람과의 관계를 피하며 혼자를 선택하지만, 수행평가를 함께 하게 된 ‘도경’을 만나면서 조금씩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책 뒤에 적힌 문장 때문이었다.
‘네가 궁금해졌어. 너의 이야기를 알고 싶어.’
누군가가 궁금해진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고 싶어졌다는 뜻이다. 그 관심은 서로에게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같은 마음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나는 그 ‘마음의 쓰임’에 관한 이야기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어떤 이는 우리를 ‘우주 먼지처럼 작은 존재’라 말하고, 또 어떤 이는 ‘우주처럼 넓고 깊은 존재’라 말한다. 같은 대상을 바라보아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고, 상대에게 전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삶은 지금보다 훨씬 풍성해질 것이다.

살다 보면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게 된다. 물 흐르듯 스쳐 가는 인연도 있고, 가늘지만 오래 이어지는 인연도 있다.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제 본 사람처럼 반가운 사이가 있는가 하면, 매일 마주해도 어색한 관계도 있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사회 속에서 내가 중심을 잘 잡고 있다면, 나의 우주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삶이 버겁고 지칠 때, 단 한 사람이 내미는 손이 다시 일어설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 손을 내미는 사람이 내가 될 수도, 누군가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최소한, 누군가의 손을 매몰차게 밀어내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조금은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물론 나의 우주를 지킬 수 있는 선에서.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한다면, 다른 이의 우주도 지켜줄 수 없으니까. 무엇보다 나를 먼저 아끼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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