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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 - 쓰고, 가르치고, 분투하며 길어올린 사랑이라는 전문성
최현희 지음 / 위고 / 2025년 10월
평점 :
초등교사가 이야기하는 현실적인 학교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궁금했던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이제 막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기 시작한 초임 교사이자 초등학생 아이의 엄마로서, 책 속의 장면들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책에는 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의 태도, 끊임없이 침해되는 교권, 그리고 어려운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어느 하나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내가 근무하는 기관에서도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럴수록 학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아이는 ‘어떤 어른을 만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존재다.
저자의 생각 중 특히 공감이 컸던 부분은 아이가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어른이 먼저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성차별적인 언어, 무심코 던지는 말, 그리고 사회적 이슈들 속에서 아이가 균형 잡힌 시선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학교나 기관에서 배우는 내용과 가정에서의 생각이 다를 때마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다시 방향을 잡는 일은 늘 어렵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여학생들이 공을 찰 기회가 적어서 축구를 잘하지 못했다’는 대목은 큰 깨달음을 주었다. 단순히 능력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기회의 차이’였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를 대할 때 더 세심하게 바라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오늘도 힘든 아이를 대하며 “이 아이는 왜 이런 행동을 할까?”를 스스로 묻는다. 아이의 말을 듣고, 마음을 읽고, 함께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변화의 실마리가 보인다.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초심을 다시 다잡았다. 아이가 어려워하는 일을 조금씩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 그 과정을 함께 걸어주는 것이 교사의 가장 큰 역할임을 다시금 느꼈다.
책 속 이야기는 아이에게서 들었던 학교 생활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 수업을 방해하는 아이, 존재감이 희미한 아이, 늘 주목받는 아이 등 다양한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결국 교사는 이런 다양한 아이들을 잘 다듬어 한 교실의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너져가는 교권 속에서도 아이와 함께 웃고, 배움을 이어가는 모든 교사들에게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