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리을 이야기 달콤한 숲 2
신소영 지음 / 씨드북(주)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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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율과 을오, K-POP의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한 줄의 노랫말과 오율의 상황들은 절묘했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나아가는 오율의 모습은 읽는 내내 내가 오율이 된 듯 몰입하게 했다.
어느 날 우연히 자주 가던 움도서관에서 아르튀르 랭보의 ‘지옥에서 보낸 한철’ 시집을 ‘861-ㄹ326지’의 위치에서 찾게 되고 거기서 ‘나의 리을’을 만나 공중부양이라는 능력이 생긴다. 시를 읊으면 바닥에서 15cm 정도 떠오르는데 그 미세한 차이는 다들 눈치채지 못한다.
오율의 엄마는 철거예정 부지에서 설렁탕집을 하고 반지하에 살며 엄마는 언제나 오율을 낳은 것을 후회한다. 은오는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모여 사는 청록센터에 산다. 둘은 처음 만났을 때 부터 마음이 통했고, 서로 좋아하게 되고 함께하며 사랑이 켜켜이 쌓여갔다. 그 사랑은 불같은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스며들어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가 되어 주었다. 어른의 부재로 기댈 곳 없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기대서 온기를 나누는 모습은 마음이 너무 짠하고 안타까움이 더 컸다. 왜 그들의 주위에는 좋은 어른이 없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엇나가지 않고 그들만의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지켜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들게 했다.

‘그 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 - 아이유, <Love wins all>’
‘걔는 홀씨가 됐다구 - 아이유, <홀씨>’
‘바다를 상상하면 라일락이 펴, 파도와 라일락이 펴 - 오오, <로맨스>’

각 제목에 붙는 노랫말들은 아이들의 상황에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나도 이 음악을 들으며 함께하는 기분에 휩싸였다. 살다보면 노래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스쳐가는 노랫말에 문득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한 줄의 매력에 푹 빠져서 그 노래를 하염없이 듣기도 한다. 한 줄에 푹 빠져드는 것은 ‘시’와 같다. 노래가사는 시 같아서 곱씹어 생각하게 되고 그 숨은 의미를 고뇌이기도 한다. 또는 직설적으로 그대로 훅 마음에 들어와 오래오래 머물기도 하는 것이다. 언젠가 오율이 그런 노랫말을 쓸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널 생각만 해도 강해져‘
‘내가 같이 발버둥칠게’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오율과 은오는 서로에게 기대어 버티며 살아간다. 그리고 잠시 힘들었던 시기에 접혀있던 꿈도 되찾아서 그들의 길을 간다. 어른들은 시작도 하기 전에 ‘가난’이라는 굴레를 덧씌워서 아이들의 날개를 꺾어버린다. 하지만 언제나 가난뿐이었던 아이들은 그에 꺾이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나아갈 뿐이다.

’나의 리을, 꿈이다.‘
어디에나 있는 리을. 그 리을이 오율의 한 줄을 창작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한 줄이 나오는 그 날을 나는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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