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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족 맞아요 ㅣ 책 읽는 교실 30
이경옥 지음, 임윤미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8월
평점 :
표지 속 여섯 가족의 모습은 서로 대비된다. 아기와 부모는 행복해 보이지만, 십대로 보이는 아이들의 표정은 무뚝뚝하다. 어색하고 낯선 분위기는 이 가족이 재혼으로 이루어진 가정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이 생긴 아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놓이고, 주변의 시선은 그 불편함을 더욱 크게 만든다.
특히 주인공 다영이는 가장 친한 친구 설지혜로부터 “너희는 진짜 가족도 아니잖아”라는 말을 듣는다. 친구에겐 아무렇지 않은 농담일지 몰라도 다영이에겐 큰 바위처럼 무겁게 내려앉는 말이다. 타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는 말들은 깊은 상처가 된다.
그들이 말하는 ‘진짜 가족’은 부모가 낳아 기른, 피로 이어진 관계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족은 꼭 그렇지 않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고 서로의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람이 가족일 수 있다. 오히려 피로 맺힌 가족이라도 마음이 멀고 상처만 주는 경우도 많다.
처음엔 새로운 가족이 불편하기만 했던 다영이도,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결국 이 책은 단순히 ‘가족’의 의미를 넘어, 관계 속에서의 배려와 이해, 그리고 존중에 대해 이야기한다. 솔직함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타인의 상황을 다 알지 못한 채 쉽게 판단해서도 안 된다. 내가 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고,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다른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내 기준으로 쉽게 재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남의 상처를 무심히 건드리지 않는 섬세함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며 가족의 다양한 모습과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