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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음원 - #소원을 들어주는 음악 ㅣ THE 미스터리
차삼동 지음, 김지인 그림 / 비룡소 / 2025년 8월
평점 :
읽고 나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해결된 듯하면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불안과 걱정, 그리고 현실적인 아픔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어린이 유튜버 유나는 2년 차 활동 중이지만 구독자는 601명에 불과하다. 반면 민재는 80만 구독자를 가진 인기 유튜버이자 연예인 가족 채널의 주인공이다. 유나는 민재가 부럽고, 우연히 틱톡에서 ‘행운음원’을 본 뒤 구독자가 늘어나길 소원한다. 다음 날부터 소원이 이루어지면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요즘은 초등학생도 쉽게 유튜브 채널을 만들지만, 실제로는 가족이나 친구의 구독이 대부분이라 반응은 미미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유나는 촬영과 편집을 혼자 해내며 꾸준히 노력한다. 그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했다. 하지만 부모가 연예인이고 전문팀이 지원하는 민재와는 애초에 시작선이 달라, 현실의 벽이 더 크게 느껴졌다. 다행히 민재는 유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좋은 친구였다. 누군가의 어려움에 선뜻 손을 내미는 용기는 언제 봐도 멋진 일이다.
유나와 은서, 민재의 이야기는 “열심히 해도 잘 안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언젠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과정처럼 보였다.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라’라는 차가운 말 대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빛을 발할 순간이 온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른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유나와 민재를 보면서 간절히 응원하게 되었다. 소원의 대가는 두려웠지만, 오싹한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의 진심 어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우연히 듣게 된 음원에서 시작된 사건은 추리소설처럼 긴장감을 주었고, 동시에 호러물 같은 서늘함도 더해졌다. 그래서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아이들의 성장과 진심을 보여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