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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 ㅣ 스콜라 어린이문고 45
윤슬빛 지음, 차야다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의 주인공 린아는 친구들 앞에 서면 온몸이 작아지고, 뱃속에 돌멩이가 굴러다니는 것처럼 불안해진다. 목소리도 점점 작아져, 한 학기가 지나도록 친구를 사귀지 못한다.
이 모습은 우리 반에 있는, 목소리가 작은 아이를 떠올리게 했다. 우리 아이는 그 친구에게 일부러 다가가 말을 걸고, 목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내도록 도와주었다고 했다. 그렇게 여러 번 대화를 나누며 이제는 겨우 들릴 만큼 목소리가 커졌고, 선생님께 칭찬도 받았다. 책 속 린아처럼, 목소리가 작아 쉽게 소외되는 아이였다.
린아는 휠체어를 탄 같은 반 친구 강윤하와 그 동생, 그리고 바닷속 친구 민꽃게와 망둥이를 만나 ‘숨길’을 통해 바닷속 학교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민꽃게가 괴롭힘을 당했던 이야기를 듣는데, 그 장면에서 나는 학교가 때로는 정글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힘이 약한 아이는 괴롭힘을 당하고, 힘이 센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규칙으로 자신을 무적으로 만들며 놀곤 한다. 우리 아이의 반에서도 덩치 큰 아이가 만든 게임 규칙 속에서 마음에 드는 친구들만 특혜를 누리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불리한 조건에서 놀아야 한다고 했다. 나는 아이에게 친구 사이에는 위아래가 없고, 공평하게 놀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아이 역시 알면서도 쉽게 나서지 못한다.
책 속에서 린아와 민꽃게도 마음속으로는 할 말을 가지고 있지만, 움츠려든 마음 때문에 쉽게 꺼내지 못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내게 된다. 그 순간이 참 기뻤다. 아이들이 이렇게 조금씩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의 ‘안녕’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반가움의 인사이자, 누군가를 보내는 작별의 말. 그리고 매일 전하는 ‘안녕’에는 서로의 하루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 나는 오늘도 아이가 용기를 내어 자기만의 ‘안녕한’ 하루를 만들어 가기를, 그리고 그 삶이 언제나 평안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