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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동그라미의 여행 ㅣ 고래뱃속 창작동화 (작은 고래의 바다) 21
김율희 지음, 슬로우어스 그림 / 고래뱃속 / 2025년 7월
평점 :
“둥글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생쥐 동그라미는 ‘둥글게 살아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그 의미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길 위에서 만난 소나무와 다람쥐, 별꽃과 바람, 개미와 올빼미, 그리고 강물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둥글게 사는 법’을 이야기해준다.
소나무는 묵묵히 버티는 것이, 다람쥐는 떼굴떼굴 구르며 살아가는 것이, 개미는 함께 협력하는 것이, 별꽃은 세상에 평화를 전하는 것이, 바람은 세상을 여행하며 배우는 것이, 올빼미는 그저 살아남는 것이, 강물은 아름답게 흐르는 것이 ‘둥글게 사는 삶’이라고 말한다. 동그라미는 그들 모두에게서 각자의 자리에서 출발한 진심 어린 답을 듣는다.
우리도 늘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배운다. 모나게 굴지 말고, 부딪히기보다 유하게 넘기며, 남을 배려하고 상황을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태도. 어쩌면 그것은 살아가며 켜켜이 쌓이는 삶의 지혜일지도 모른다.
나 또한 예전보다 훨씬 더 둥글둥글해진 나 자신을 느낀다. 나이를 먹으며 모난 돌이 조금씩 깎여나가듯,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더 나은 모습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과거의 모난 행동으로 겪은 아쉬움이 나를 변화시켰고, 그래서 아이에게도 ‘둥글게 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닐까.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면, 아이는 이미 자기만의 방식으로 둥글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배워가고 있는 것이다.
강물 할머니의 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나무처럼 잘 버티고, 개미처럼 협력하며, 바람처럼 보고 배우고, 올빼미처럼 살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둥글게 사는 것’ 아닐까.
이 책을 통해 아이도,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둥글게 사는 법’을 스스로 찾아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