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쌓기 공식 사계절 그림책
정승 지음 / 사계절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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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을 쌓으려면 산으로 가면 안 되고, 바다에 가야 하고, 바다에 가려면 여름이 되어야 하고…”
이야기는 이렇게, 하나의 생각이 다음 생각으로 이어지며 시작된다. 마치 아이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조심스레 따라가는 기분이다. 엉뚱하고 귀엽지만 나름의 논리로 촘촘히 연결된 『모래성 쌓기 공식』은 아이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처럼 느껴진다.

이 동화책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따뜻함을 품고 있다.
조금만 눈을 감고 상상해 보면, 금세 바닷가에 도착해 있다. 바다 냄새, 파도 소리, 따뜻한 햇살이 마음에 스며들고, 어느새 아이와 함께 커다란 모래성을 쌓는 모습이 떠오른다.
모래성을 한아름 쌓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지고, 이야기 속 여름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림은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복잡하지 않지만 따스하고, 은은하면서도 마음에 또렷하게 남는다. 어른이 보기에도 충분히 감각적이고, 아이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올 듯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덮고 나서 아이에게 “너는 어떻게 하면 모래성을 쌓을 수 있을까?” 하고 물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과 기발한 대답이 돌아온다. 이 책은 그 자체로 하나의 놀이가 되어, 부모와 아이 사이의 따뜻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온다.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 어느 날,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서로의 ‘모래성 쌓기 공식’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작은 동화 속에는 여름의 설렘과 아이의 상상력,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재미있고 유쾌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 포근한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 『모래성 쌓기 공식』은 그렇게 조용히, 오래도록 곁에 머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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