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인간 이시후 창비아동문고 342
윤영주 지음, 김상욱 그림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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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것이다. 미래에는 의학이 더 발전해 지금은 고치지 못하는 병도 치료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냉동인간 이시후』는 바로 그런 희망을 품고 냉동보존을 선택한 한 소년과, 그를 기다리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리고 40년 뒤 해동된 시후가 마주하는 낯선 현실과 감정의 소용돌이가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 읽는 내내 마음 깊은 곳이 울컥거렸다.

40년 뒤, 치료 후 해동된 시후는 냉동보존 회사 ‘프로즌’에서 환대를 받으며 일주일 동안 미래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진다.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구, 사람들은 이제 1지구에서 66지구까지 돔 안에서 살아간다. 식사는 알약이나 곤충으로 대신하고,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져 있다.

하지만 시후가 적응하기 가장 힘든 것은 낯선 환경이 아니라 냉동인간을 향한 차가운 시선이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도, 새로 다니게 된 학교도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하다.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 이들과의 재회는 생각만큼 따뜻하지 않다.

가족은 늘 모든 걸 알 것 같지만, 사실은 서로 말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모른다. 말없이 애쓰고 희생하지만,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그 사랑이 전해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후는 알게 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족이 얼마나 애썼는지, 높은 보존비에 시달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해준 그 마음이 얼마나 깊고 단단했는지를.
사랑은 때로 보이지 않아도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무엇보다 가족의 사랑이야말로 가장 오래 남고 단단한 유산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냉동인간이라는 독특한 설정이지만, 이 이야기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특히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지금 살아가며 마주하는 고민과 감정을 담고 있어 더 깊게 다가온다.
시후가 앞으로는 더 자주 가족과 마음을 나누고, 자기 자리를 잘 찾아가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 역시,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는 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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