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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문방구 2 : 어쭈 도사의 비밀 ㅣ 아무거나 문방구 2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자, 어때? 나랑 재미있는 이야기 한판!”
이야기 내기를 걸기만 하면, 아이들은 마음속 깊이 숨겨둔 고민을 아무거나 도깨비에게 술술 털어놓을 수밖에 없다. 사실은 이렇게 하고 싶었는데 마음과 다르게 저렇게 행동해 버렸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아이들. 도깨비 아무거나는 그런 이야기를 물건 값 대신 받아주며,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준다. 아이들은 이미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지만, 용기가 부족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꺼내어 말하는 순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고 한 걸음 더 나아갈 힘을 얻는다. 결국, 아이들은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고민하고 반성하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나도 매일 많은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한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는 먼저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야기할 준비가 된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친구의 물건을 뺏은 아이도 결국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친구의 마음을 헤아리며 사과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힘이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들은 점점 더 바르게 성장한다.
아무거나 문방구 2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공감하기 쉬운 고민들로 가득하다. 갖고 싶은 물건이 너무 많은 아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아이, 관심받고 싶어서 일부러 사고를 치는 아이, 작게 시작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아이 등 이들의 이야기는 마치 내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처럼 생생하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도 이렇게 할 걸.” “맞아,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하게되.” 하고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어쭈도사와 아무거나 도깨비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다. 우리 옛이야기를 적절히 녹여내어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더했다. 특히 “도깨비 이야기 장부”에 적힌 2052년, 3000년 등 먼 미래의 사건들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야기는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까지 이어 준다. 그래서 도깨비 이야기가 오랫동안 전해질 수 있는 것 아닐까. 앞으로도 아무거나 도깨비, 어서옵쇼 고양이, 그리고 어쭈도사가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들이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