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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에서 블랙홀까지 - 노벨상 수상자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ㅣ 탐 그래픽노블 8
에르지 지음, 이충호 옮김, 제레미 프랑포르 감수 / 탐 / 2025년 1월
평점 :
“엄마, 빅뱅이 뭐야?”,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돼?”, “우주는 계속 팽창한다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커질까?”
요즘 들어 질문이 많아진 아이에게 딱 맞는 책을 만났다. 《빅뱅에서 블랙홀까지》는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왔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난감한 우주의 개념들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덕분에 아이의 끝없는 질문에도 답을 해줄 수 있었고, 함께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빅뱅부터 블랙홀까지, 다양한 우주 개념 중에서도 아이는 특히 뉴턴의 중력 이야기에 흥미를 보였다. 떨어지는 사과와 지구가 서로 힘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에 놀라워했고, 우리가 지구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 힘이 너무 작아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는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런 작은 깨달음들이 쌓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더 넓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역시 빅뱅과 블랙홀 이야기였다. 본문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 푹 빠져 읽기도 했다. 특히 ‘사건의 지평선’ 개념을 접하면서 “블랙홀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다. 블랙홀 안에서는 중력이 너무 강해 머리와 발끝이 서로 다른 힘을 받으며 몸이 늘어나는 ‘스파게티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설명에 깜짝 놀라면서도 무척 흥미로워했다.
물론 책 속에는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개념도 많다. 어른인 나조차도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 있지만, 그래도 읽다 보면 머릿속에서 우주의 모습이 조금씩 그려지는 느낌이다. 아이도 처음엔 어렵다고 했지만, 새로운 개념을 하나씩 알아가며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주를 사랑하는 아이가 있다면, 꼭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우주를 향한 호기심을 키우고 질문하는 힘을 길러준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우리는 여전히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새로운 궁금증을 떠올린다. 아마도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