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야기에 어떤 놀이가 숨어 있을까하는 기대감에 벅차서 읽어본 ‘오늘의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는 반전에 반전이 가득한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였다. ‘놀이’를 주제로 하는 짧은 이야기가 7개나 들어 있는 이야기책은 읽으며 왠지 뭉클해지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배우기도 했다. 놀이터를 차지하고 못들어오게 하는 아이들에게 맞서는 어른들은 최대한 더러워지지 않고 최소한의 희생으로 아이들을 제압하고자 하지만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다. 학교에 안갔어 놀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현수는 엄마에게 학교를 안가야되는 이야기를 끝도 없이 한다. 유학간 엄마가 그리운 시오와 아빠에게는 왠 산신령같은 할배가 나타난다. 교실 문 앞에 그어 놓은 엑스자를 밟으면 그 사람이 술래인데 다들 0은 술래를 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0은 꼭 술래를 해보고 싶다. 지친 일상에 그만 잠들고 싶지만 불면증에 잠들지 못하는 재우에게 휴대폰이 재워달라며 말을 건다. 동영배씨는 손자와 함께 등산을 하며 수수께끼를 한다. 산에는 있고 바다에는 없는데 학교에는 있는게 뭘까?일곱가지 이야기는 하나 같이 가볍지만 가볍지 않고 쉬운듯 하지만 쉬이 생각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장애인에게 배려해야한다는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장애인은 평등하게 함께 생활하고 싶다. 모든 것을 재우러 다니는 재우를 따라가다보면 아차차 싶은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동영배씨와 손자가 함께 하는 수수께끼는 답을 알다가도 모르겠어서 끝까지 열심히 읽게된다. 분명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주제는 모두 ’놀이‘이다. 요즘 아이들이 가장 즐겨 하는 스마트폰이나 pc게임이 아니고 모두가 머리와 몸을 써서 함께 즐기는 놀이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쉽게 놀이를 시작하지만 놀이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더 살려서 놀이를 즐기는 것이다. 이게 놀이의 참 모습인데 어쩌면 우리는 어른이 편하고자 아이에게 스마트폰이나 pc게임을 쥐어준 것은 아닐지 돌이켜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하는 놀이를 언제 해 본 적이 있던가 하는 반성도 더불어 함께 온다. 오늘은 아이를 학원과 숙제에서 조금 벗어나 자유롭게 하루라도 놀게 해 주는 것은 어떨까? 아이가 하고 싶은 그 놀이를 함께 하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