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 출간 50주년 기념 개정판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 모모라는 책을 알고도 몇 장 읽어보니 어려워서 내려 놓았던 아득한 기억이 있는 이 책을 이제서야 제대로 읽어보았다.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모모를 응원하면서도 각박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에서는 왠지 모를 갑갑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모모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시간이 없다는 말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매번 무언가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하염없이 무언가에 쫓기며 하루하루 공허하게 살아가는게 요즘 사람들의 모습 같다. 결국 아이들마저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탁아소(지금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맡겨져서 노는 법도 배워야하는 삭막한 도시의 모습을 보니 요즘 길거리에 아이들이 없는 현실과 오버되어 마음이 아렸다.

아이들이 맡겨지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들이 일터에 묶여 아이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인데 정부 정책은 어른들이 일해야하니 아이들을 12시간씩 어린이집에 맡기라고하니 갑갑한 마음이 든다. 부모와 떨어져서 자라는 아이들이 과연 행복할까? 자유롭게 놀며 자라야하는 아이들이지만 요즘 시대에서는 아이들만 밖에 두기엔 너무나 사회가 불안정하고 무섭다.

모모의 친구들은 모두 돌아오고 모두가 다시 여유로운 시간이 생겼지만 현실에서는 다들 아등바등 살고 있다. 다만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눈을 덜 보고 덜 살피지 않도록 아이와 더 시간을 보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와 있을 땐 휴대폰을 덜 보아야지, 눈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더 들어줘야지 하고 말이다.

모모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말을 끝까지 귀기울여 들어주는 능력은 아무나 가지는게 아니니까. 나도 모모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출간된지 50년이 지난 명작인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