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구 끝의 온실이라니. 또 허무한 지구 종말에 관한 내용인가 싶어서였다. 초반에 읽어보니 미래에 더스트라는 것이 지구를 잠식했고 호흡하거나 피부에 닿으면 인간은 보라색으로 변하며 죽는다. 그런 시대가 지나가고 다른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도시에 남은 사람들이 연구소에서 식물에 대해 연구한다. 그러다 해월 폐기 구역에 이상하게 퍼진 모스바나와 그에 얽힌 사람들 이야기였다. 인간은 잔인하다. 살아남기 위해서 상대를 해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들어낸 더스트로 지구의 종말이 가까워지는 와중에도 식물은 끈질기게 견디어 살아간다. 생태계 피라미드의 제일 마지막을 차지하는 식물은 인간이 있던 없던 지구를 잠식하고 살아왔다. 작가의 아버지 말씀처럼 식물은 뭐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인간과 식물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식물을 가만히 보는 것을 좋아해서 식물원이나 공원을 자주 가는데 막상 자연적으로 이미 퍼져있는 숲이나 밀림은 거부감이 있다.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들이 얽히고 섥혀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인간의 오만함에 대해 생각했다. 결국 인간을 무너뜨리는 존재는 인간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