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영혼을 여는 열쇠지만 코는 영혼의 대문이다. 탐험일지의 내용이다. 특히나 나는 이 문장에 완전히 동의한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 않는 순간들 속에 함께 있었던 향기를 맡는 그 순간 갑자기 기억이 생생하게 눈 앞에 펼쳐지는 기억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가족은 향기에 민감한 편이라 지나가다가 어떤 향이 스쳐가면 눈동자가 커지며 서로 알지 하는 눈빛을 나누곤 한다. 그 향을 통해서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향기약국은 어느 날 갑자기 옛 집으로 이사가게 된 루치와 어린 동생 벤노, 엄마와 아빠, 옆집 남자아이 마츠가 나오는 미스테리한 이야기이다. 루치와 벤노, 그리고 마츠는 어떤 상황 속에서 흥분하지 않고 상황을 마주보려 애쓰며 어떻게든 해결해나가고자 노력한다. 다섯살인 벤노를 모든 상황에서 배제하려 하지도 않고 잘 돌보며 함께 상황을 해결해 나간다. 향기는 힘이 있고, 그 미스터리한 힘 속에서 아이들의 기지는 빛을 발한다. 어쩌면 아이들이 겪기엔 괴기하고 무섭고 두려움에 가득 쌓인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현명하게 상황를 해쳐나간다. 손을 뗄 수 없이 깊게 빠져든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향기약국으로 스며든 것 같다. 미스터리한 상황들 속에서 앞으로의 향기약국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