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나비를 세계에 알린 곤충학자 석주명의 일대기는 내내 흥미롭고 놀랍고 대단하다 싶었다. 역시 아무나 세계적인 학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 부터 동물을 사랑했고, 그렇게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동물에서 가축, 나비로 관심사가 옮겨지면서 열심히 공부하던 학자 석주명! 일제강점기, 광복, 625를 모두 겪어가며 나비를 연구하고 그동안 모은 나비표본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노력을 보며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그가 ‘조선산 배추흰나비의 변이 연구’를 할 때 16만 마리의 배추흰나비의 앞날개 길이를 일일이 자로 재며 연구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열정은 실로 엄청나다. 그렇게 우리나라 나비 250여종을 정리하고 우리말로 이름도 붙여 ‘조선산 나비 총목록’을 펴낸 우리나라 최초의 나비학자 석주명은 세계적으로도 귀중한 학자이자 우리나라 대표 학자이다. 특히 그는 이 책으로 전 세계 회원이 30여명 밖에 안될 정도로 가입하기 어려운 만국 인시류(나비와 나방) 학회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석주명은 제주도의 언어, 문화, 사회, 자연을 연구해 여섯 권의 제주도 총서도 쓴 ‘제주도 박사’이기도 하다.취객의 총에 죽지만 않았더라면 그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우리나라에 대한 논문을 작성했을 지 감히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처럼 귀한 인재가 짧은 생을 살고 갔다는 것이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 아이와 읽으며 내내 감탄하고 놀라워하며 석주명에 대해 더욱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알던 석주명을 훨씬 더 가까이 더 자세히 알게 된 비룡소 새싹인물전 시리즈는 아이들이 역사인물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