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아이가 읽고 아무 말도 없었구나. 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눌러 담았었구나 싶었다. 읽는 내내 눈물이 차올라서 입술을 꾹 눌러야했다. 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는건 나와 아이를 스쳐간 여러 생명들 때문일 것이다. 함께해서 행복했고, 즐거웠고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시간들은 매 순간 놀라웠다. 그러다 홀연히 사라져버리는 생명들을 마주할 땐 꼭 안고 아이와 엉엉 울고는 했다. 함께 꼭 안고 슬픔을 나누고 좋았던 기억들을 나누고 같이 뭍어주었다. ’오늘 아침 우리에게 생긴 일‘에서는 반려묘인 듀크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니 엄마가 엉엉 울고있고 듀크가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어떻게든 듀크가 죽었다는 말 말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빙빙 둘러서 이야기를 지어내지만 아이는 알고 있다. 듀크가 떠났다는 것을. 그리고 필사적으로 엄마가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는 것도. 어쩌면 슬픔이 가득한 이야기를 어둡지만은 않게 귀여운 그림으로 풀어낸 이야기라 편안히 다가왔다. 죽음과 상실에 대해 이렇게 잘 설명하는 책이 또 있을 까 싶다. 아이와 함께 꼭 읽기를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