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방 테이블에 놓여 있던 주인 모를 연두색 다이어리.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고민에 답을 해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자의 말 못할 사연에 함께 고민하고 답을 적어주고 그 답에 위로 받는 이야기들이 많이 와 닿았다. 나는 지금 나의말 못할 고민들을 누구에게 내 놓고 있을 까. 머리 속에서 수 많은 고민과 이야기들이 넘쳐나는데 어떨 때는 친구에게, 가족에게, 인스타 스토리에 그렇게 털어 놓을 때도 있지만 정말 깊은 이야기는 마음에 남겨둔다. 차마 꺼내지 못한 채. 그런 이야기들을 마음 편하게 꺼내고 나의 고민을 같이 나누는 사람이 있다는건 얼마나 따스한 일인지 모른다. 빨래방에 가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든다. 아마도 빨래가 깨끗해지는 것 처럼 내 머리 속도 깨끗해지고 있기 때문일까. 연남동 빙글빙글 빨래방만의 시그니처 향을 나도 맡아보고 싶다. 그곳에서 내 고민도 깨끗히 빨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