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스무트는 언제나 얌전하게 규칙적으로만 사는 그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지루하다. 그림자는 꿈을 꿀 수 있었다. 카나리아의 노랑 같은 노래를 부르고 들꽃의 빨강 속에서 춤도 추는 꿈을. 그러던 어느 날 ‘펑!’하는 소리와 함께 그 아이에게서 떨어져 나온 스무트는 여행을 떠난다. 온갖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하고 다니는 스무트를 보고 다른 그림자들도 따라서 나오는데 그 모든 광경을 그 아이는 따라다니며 지켜본다. 그 것을 지켜보는 아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항상 규칙적으로 안정된 삶만 살던 아이는 자유롭게 다니는 스무트를 보고 부러웠던 것일 까. 책을 읽으며 그림자는 사실 그 아이의 진짜 마음이 아니였을까하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주위의 바람대로 참고 견뎠던 아이가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른과 같이 생활하고 규율을 따르고 조용히 얌전히만 있으라고 이야기 해오고 있다. 따르지 않으면 노키즈존으로 정하고 아이가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시끄럽게 떠들고 소리지르는 어른은 어쩌지 못하면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큰 소리를 내면 이래서 아이는 안된다고 잣대를 들이댄다. 아이가 아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스무트처럼 자유롭게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기를. 언제나 예의바르고 얌전하게만 살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의 세계가 인정받기를! 자신의 모습 그대로 표현해도 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조금이나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