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파치먼이라는 인간의 흥미로운 특성은, 비록 살인이나 협박은 주저하지 않았어도, 물건을 훔치거나 주인의 허락 없이 무언가를 빌린 적이 평생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사물이란 인생처럼 특정 사람에게 귀속되도록 정해져 있는 것이다. 조지도 사물의 질서가 흐트러지는 모습을 싫어했지만, 유니스는 그 이상으로 그런 모습을 싫어했다. - P79
30개 도시 중 유럽 외의 도시들이 생각보다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다른 지역의 역사도 얕게나마 접할 수 있다. 각 도시가 지닌 역사를 10~20페이지로 설명하려다 보니 굉장히 내용이 압축적이고 일부 생략된 내용도 많다. 가볍게 읽기에 적당하다.
자기계발서에서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이 한 권에 담겨있다. 다만 각각의 내용에 깊이가 있지는 않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인간관계가 어떤지 한번쯤 되짚어볼 수 있었다. 저자의 주장이 계급주의적이라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저자가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으니 적당히 걸러서 읽으면 된다.
500페이지가 금방 넘어갔다. 그리스 신화 속 조연에 불과한 키르케를 생생하게, 또 새롭게 그려내다니 놀랍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과 키르케를 연결하는 에피소드들도 신선했다.키르케는 신으로서의 능력이 미천했지만 오히려 그 덕에 그녀는 자기 자신만의 능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특히 그녀는 다른 신들과 달리 ‘부끄러움‘을 알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녀를 인간보다도 더 인간다운 신으로 거듭나게 했다.그저 심술궂은 마녀였던 키르케가 이렇게 독보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하게 될 줄이야. 서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와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하다. 텔레마코스의 말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