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가 금방 넘어갔다. 그리스 신화 속 조연에 불과한 키르케를 생생하게, 또 새롭게 그려내다니 놀랍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 속 인물과 키르케를 연결하는 에피소드들도 신선했다.키르케는 신으로서의 능력이 미천했지만 오히려 그 덕에 그녀는 자기 자신만의 능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특히 그녀는 다른 신들과 달리 ‘부끄러움‘을 알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 나아갔다.그리고 인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그녀를 인간보다도 더 인간다운 신으로 거듭나게 했다.그저 심술궂은 마녀였던 키르케가 이렇게 독보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하게 될 줄이야. 서사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와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하다. 텔레마코스의 말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