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과학 - 과학 커뮤니케이터 리아 엘슨의 엉뚱하고 기괴한 과학 실험 103
리아 엘슨 지음, 조은영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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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은 종종 우리를 겁먹게 한다. 생소한 용어, 복잡한 공식,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이론들로 인해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하지만 '60초 과학'은 이런 과학의 장벽을 유머와 비유로 가볍게 넘는다. 저자는 게놈을 도서관에, 단백질 합성을 가구 조립에 빗대는 식으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념을 통해 복잡한 과학 지식을 쉽고 재치 있게 풀어낸다. 단순히 쉬운 설명을 넘어, 질문 자체의 구성도 무척 흥미롭다. “비행기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 걸까?”, “산성비는 왜 생기는 걸까?”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부터, “모두가 보는 초록색은 정말 같은 색일까?”, “상심하면 정말 죽을 수 있을까?” 같은 엉뚱하면서도 철학적인 질문까지 다루며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이 책은 생물, 화학, 물리학, 인체, 우주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으며, 총 103개의 질문에 대한 짧은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주’ 파트였다. 빅뱅의 시작지점, 블랙홀의 특성, 암흑물질의 존재처럼 평소에도 궁금했지만 쉽게 설명해주는 책을 찾기 어려웠던 주제들이 등장한다. 설명이 지나치게 단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문서처럼 무겁지도 않아 일반인이 딱 읽기 좋은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만든다는 점보다, 오히려 세상을 다시 궁금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잃어버린 내게 이 책은 다시 질문을 던지는 법을 일깨워줬다. 처음에는 답변에 집중해 과학 지식을 얻는 재미가 컸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할 생각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커졌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결국 과학에 대한 관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60초 과학'은 짧지만 깊고, 가볍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엉뚱한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유쾌하고 발랄한 답변은 그간 무뎌졌던 호기심에 다시 불을 지핀다. 익숙했던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일개 방사능에 대한 문제가 심오한 우주의 선까지 다룰지는 몰랐죠? 그게 과학이에요.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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