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 - 돈의 흐름부터 도시의 미래까지 땅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지리로 통한다 드디어 시리즈 4
이동민 지음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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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때 수많은 사회탐구 과목 중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를 모두 공부했다. 그 중에서도 세계지리를 제일 좋아해서 전 세계 국가와 수도를 줄줄 읊을 지경이었고, 사회과부도를 끼고 살았다. 이후 대학에서 지정학 강의도 듣곤 했다. 그런 내게 이 책, ‘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은 지리학과의 첫 만남보다는 반가운 재회에 가까웠다.


 이 책은 들어가기 전에 지리학의 분류를 보여주는데, 나름 지리학에 관심있다고 생각한 나조차도 지리학의 계통이 이렇게 다양한 지 모르고 있었다. 책은 입문서답게 1부 자연지리학, 2부 지리학과 지도의 역사, 3부 인문지리학으로 나뉘어 지리학의 주요 하위분야들을 두루 다룬다. 개인적으로는 학생 시절 배웠던 쾨펜의 기후 구분이나 다양한 입지이론 등을 다시 마주했을 때 반가웠다. 그 외에도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던 도시지리학, 사회지리학에 대해서 보다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회공간변증법이었다. 변증법이라는 철학 개념이 물리적 공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변화하는 공간의 역동성을 잘 드러내는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파리의 반듯한 시가지에 사실은 민중을 통제하려는 지배층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사례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권력과 이데올로기가 투영된 무대라는 점을 생생하게 드러냈다.


 저자 역시 강조하듯이, 우리는 지표 공간 위에 살아가는 존재이고, 지리학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해석하는 언어이다. 지형과 기후는 인간 삶의 양식을 규정하고, 인간은 자기 방식대로 공간을 재편하며 도시와 문화, 경제 구조를 만들어간다. 물리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분쟁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사회문제도 공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지리학 없이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드디어 만나는 지리학 수업’은 지리를 통해 세계를 읽는 눈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에게는 ‘다시’ 만나 더욱 반가웠던 이 지리학 수업을, 삶을 이루는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적 배경인 땅 사이의 상호작용을 읽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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