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크리스마스 칵테일과 레코드 - 크리스마스 명반과 홀리데이 칵테일로 즐기는 크리스마스 파티 가이드
안드레 달링턴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빨간 배경에 금박을 입힌 글씨, LP판으로 만들어진 트리, 책 표지부터 크리스마스임을 외치고 있는 이 책을 보자마자 연말 특유의 여유로움과 행복감이 느껴진다. 책을 펼쳐보면 사진집 아니며 디자인 서적인가 착각할 정도로 예쁘고 아기자기한 사진과 이미지들이 반긴다. 슬슬 길거리에 트리가 등장하고, 실내에서는 캐롤이 흘러나오면서 연말임을 실감하는데, 이 책 한 권이면 집에서도 어느 가게 부럽지 않은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크리스마스 칵테일과 레코드’라는 제목에 알맞게 록, 웜앤퍼지, 재즈&클래식 3개 장으로 나누어 45장의 크리스마스 음반을 소개하는데, 1949년부터 2021년까지 발매된 앨범들이다. 각 노래마다 언제들으면 좋을지 추천도 있어서 상황에 맞춰서 음악을 틀어도 좋고, 제비뽑기 하듯이 아무 장이나 펼쳐서 해당 장에서 소개하는 음악을 틀어도 재밌다. 올드 팝 특유의 감성이 끌릴 때, 재즈의 선율과 함께 좀 더 진득하게 밤을 보내고 싶을 때 등 그날 그날 끌리는 음악과 함께 긴 겨울 밤을 보내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다 보면 행복한 연말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다.
좋은 음악과 함께 곁들일 음료도 중요하다. 이 책은 각 크리스마스 앨범마다 어울리는 2가지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한다. 중간중간 진저브레드 쿠키와 같이 곁들일 간식 레시피도 있다. 안타깝게도 재료가 없어서 칵테일 제조는 시도해보지 못했지만, 레시피를 보면서 그 맛이 어떨지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칵테일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낯선 술이나 재료도 많아서 신기했다. 칵테일 이름들도 개성 있어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다 보면 가끔씩 피식 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간단해 보이는 레시피들은 나중에 시도해보고 싶어서 체크해 놨는데,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에인절스 인 더 스노, 몰 산타와 같은 핫 초콜릿 칵테일은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눈 오는 겨울밤에 이 책에서 추천하는 음악과 함께 뜨끈한 칵테일이라니,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드벤트 캘린더마냥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어도 좋지만, 사계절 언제든지 인생에 파티가 필요할 때 읽어도 좋은 책이다. 서양과 같은 파티 문화가 아직 우리나라에는 낯설기도 하고, 사실 이런 파티를 준비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때 이 책 한 권이면 책상 위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펼쳐진다. 좋은 음악과 맛있는 칵테일 한 잔으로 완성하는 크리스마스 파티라니, 소소한 것이 주는 일상 속 큰 기쁨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