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의 길 어원의 힘 -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김성현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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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영단어을 매일 수십개씩 외울 때 온갖 방법을 다 써봤었다. 그냥 외우기, 연상법 써서 외우기, 어원 보면서 외우기 등등. 그중에서 어원 보면서 외우기가 가장 재밌었는데 효율이 높지 않아 결국엔 무작정 외우기를 했지만 어원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다.

어원을 알면 단어도 쉽게 외울 수 있지만, 그
언어권의 문화나 사고체계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같은 어원에 뿌리를 둔 단어가 분화되어 다른 의미를 가지고 각자의 길을 가는 점도 재밌지만, 특히 최근에 만들어진 신조어의 경우, 어떤 어원을 따와서 만들었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어원의 역사가 형성되는 한 장면을 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이 책은 어원이 어떻게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지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5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별로 분량이 많지 않아 가볍게 읽기 좋다. 게다가 정말 다양한 단어들을 다루고 있어서 '아 이 단어가 이 단어랑 이렇게 연결된다고?' 싶었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또한 영화나 소설을 적절히 활용하여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가 쉽게 되는 것은 물론, 영화나 소설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진다.

내용 하나 하나 새롭고 흥미로웠지만 특히나 재밌게 읽은 부분은 마법과 기계의 관계를 어원으로 풀어낸 부분이었다. 아서 클라크의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는 말이 기억났다. 어원을 이미 알고서 이런 말을 한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단어의 조합이 워낙 신선해서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각 장의 제목을 보면서 이 단어들이 무슨 관계일지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단어들이 지닌 어원과 구조를 보며 그 단어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사람들의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음을 보며 이게 저자가 말한 어휘의 길임을 느꼈다. 유구하게 이어져 온 어휘의 길이 미래에는 또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 길이 이어지는 기반에 있는 어원의 힘이 강력하다는 점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독서시간이었다.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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