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은 마음 아마도 주는 사랑 다음으로 그런 것에 가까운 것 아닐까 합니다.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을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온갖 것을 만져보고,
먹어보고, 해보며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들 아이들은 심지어 꽃도 꺾어보고 쥐어뜯어보고, 곤충도 해체해볼 때조차도 스스로 세상을 알아가고, 옆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어른도 행복합니다.
그 어떤 요인이든 우리 누구나가 어린 시절에 가졌던그 아름다운 호기심이며 지식욕을 잃을 때, 이즈음처럼너무도 일찍이 부과되는 것들로 하여 자발성을 상실할때 그 무덤덤, 무감각, 무신경의 인생은 얼마나 황폐하며,
얼마나 가여운가요. 얼마나 불행한가요. 그 모든 것을 세상 탓이라고 밀쳐놓고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로 옮겨놓고그 자리를 요지부동으로 고수하면서 어딘가를 향해 목청 높이는 삶은 또 얼마나 옹색하고 불행한가요.
어떤 원인으로든, 현재 상태의 자신의 주인은 자기입니다. 그것을 고치든 고수하든 상승시키든 개선시키든 그 모든 것은 원인제공자가 설령 백 번 개심을 한다 하여도 이제 와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당사자의 자기 연민이나 분노가 해결할 일도 아닙니다. 오롯이 자기 자신의 몫입니다. 자신을 빚어나가는 일을 할 사람은 자기 밖에는 세상에 그 누구도 달리 없습니나 - P25
그런데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는 주문이나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힌 선한 인간은 바른 길을 잘의식하고 있다"는 설명문이나 잘 살펴보면 둘 다 비문입니다. 지향이 있다는 것은 갈 곳이 있고 목표가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표가 있는 한 방황한다니. 갈곳이 있기에 길을 잃는다니. 그러나 이 비문의 함의가 참큽니다. 뒤집어보면 지금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곧 갈곳이, 목표가 있다는 이야기일 수 있는 것입니다. 방황하지 않는 인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방황이 바로 목표가 있고 지향이 있기 때문이라니!
지금 방황해도 괜챦아 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 언젠가 어디에도 닿아 그런 쉬운 말보다 말이 될 듯 말 듯한 이 위로가 주는 여운이 큽니다 - P16
아리따운 인생을 짜맞추어 가지려거든
지나간 일을 두고 근심해서는 안 된다
극히 작은 일이 그대를 분명 언짢게 하겠지만
늘 현재를 즐겨야 한다
특히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되며
미래는 신에게 맡겨야 한다.
나이 든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저항하라! 그래야 그대가 품위를 지킬 것이다.
휴식시간이 되기도 전에 벌써 쉬려는가?"
무언가를 비난하기에는 나는 너무 늙었다
그러나 무언가를 행할 만큼은 충분히 젊다
노시인의 혼잣말인 듯도 한데, 이 구절은 조금 변형되어 파우스트의 대사로도 들어가 있습니다. "나는 놀기만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소망이 없기에는 너무 젊었다."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