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다 CODA라는 단어를 이번에 읽은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읽었다.

Children Of Deaf Adults 농인을 부모로 청인 아이를 지칭하는 약어이다. 익숙하지 않고 쉽게 접하기도 어렵다.


사실 농인은 그들이 농인이라는 사실을 쉽게 없다. 다른 장애를 가진 이들과 달리 전혀 외적으로 표시가 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도 농인을 직접적으로 만나본 적이 없어서 그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고민해 적이 거의 없다.



이번에 보게 책의 책은 2011 10 전에 일본에서 출간된 책이지만 우리나라에는 2017년에 출간되었다. 번째 책인 '데프 보이스' 이은 번째 출간된 '용의 귀를 너에게'까지 나와있었는데 이번에 책의 최신 시리즈인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라는 책이 신간으로 소개되어 알게 되어서 시리즈의 번째 책인 데프 보이스부터 읽게 되었다.


수화 통역사의 이야기라는 정도의 사전 지식에 직업마저 생소해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책은 이제야 읽게 것이 아쉬울 만큼 흥미로웠다. 1권을 읽고 나면 그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져서 이렇게 번에 3권을 읽을 있는 지금 시점에서 읽을 있다는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법정의 수화 통역사 시리즈의 번째 데프 보이스의 주인공 아라이 나오토는 농인 부모 밑에서 자란 청인이다. 어릴 때부터 말을 배우는 것보다는 수화를 먼저 배웠고 그를 제외한 가족 모두가 농인이기에 자라면서 그는 청인과 농인의 소통 창구가 되어야 했으며 다른 아이들 보다 먼저 세상을 알아갔다. 점차 농인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커오던 그는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농인 사회와 가족들과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던 일이라는 현실 때문에 쉽게 꺼내들지 않았던 카드 수화를 통해 직업을 찾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던, 벗어나려던 농인들의 세계에 다시 발을 내디디게 된다. 어정쩡한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찾는 쉽지 않아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따면서 농인들의 이야기를 청인에게 통역해 주는 통역사 일을 하게 되면서 말이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되던 아라이는 17년이나 잊고 있었던 하나를 다시 떠올리리 된다. 직장이었던 경찰서에서 거의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다른 이의 수화 통역을 했었던 일이 그가 하는 일과 주변 인물들에 의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잊고 있던 모종의 사건을 통해서 아라이는 다시 한번 농인과 청인들 사이에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되며 자신의 삶에서도 변화를 겪게 된다.




아저씨는 우리 ? 아니면 ?


17 자신이 통역을 하게 되었던 남자의 가족들과의 만남에서 처음 만난 어린 여자아이는 이렇게 물었다.


그는 그때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통역사로 직업을 바꾸며 그렇게 도망쳤던 세계로 돌아오면서 정말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책은 추리소설이라고도 있고 남자의 성장물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사회고발 소설의 느낌도 난다. 하지만 주인공이 사건의 범인을 추리해 나가면서 가볍지 않은 사건과 상황에도 독자를 힘드게 하지 않으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결말을 보여준다. 과정에서 주인공의 변화가 억지스럽지 않게 천천히 가슴에 다가온다. 책은 농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작가도 작가의 말에서 말했듯이 소외된 이들에 대한 메시지가 인상적인 책이었다. 농인이 언어가 다른 사람이라는 소외되는 언어를 가진 이들이라는 것에서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소수자들의 모습을 대면하는 같아서 책을 읽고 후에도 여운이 남았다. 농인이 겪는 불편함이나 받는 차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외국에서 살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 괴로웠던 순간들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나서 불쾌하고 공감이 갔다. 그리고 아라이가 의료 통역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외국인 친구의 부모님이 한국에 오셔서 수술을 진료실에 같이 들어간 적이 있었다. 나는 친구의 모국어를 없어서 통역사를 따로 부르고 나도 나름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 영어로 친구에게 전해준 적이 있었다. 그때 의사선생님의 태도와 통역자의 역량 부족으로 서로 답답해했던 경험이 농인들에 게는 평생 가지는 불편함일 거라 생각하니 진저리가 쳐졌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농인이거나 코다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인상적이었다. 아마 그가 관찰자이기에 양쪽 모두를 표현했을 수도 있었던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 책을 이제라도 읽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라이랑 같이 추리해 나가면서 17 전과 이번 사건의 범죄를 추리하는 과정에서 내가 생각한 것과 같은 것보다 다른게 많아서 작가님께 재밌었습니다. 하고 책을 덮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도 오랜만이었다. 이런 내용적인 즐거움은 물론 건강하게 특별한 장애 없이 삶을 당연하고 편하게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는 불편과 싸워야만 하는 일이 되는 세상을 알고 그들을 이해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의 의의가 아닐까 싶다. 실제 인물은 아니지만 주인공 아라이 나오토를 자꾸만 응원하게 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재능을 필요한 곳에 쓰는 모습이 보고 싶어 데프 보이스가 끝나자마자 용의 귀를 너에게 손에 잡았다. 많이 읽지 않았지만 벌써 재미있다.



많은 이들이 데프 보이스를 같이 읽고 농인을 부르는 말을 청각장애인이 아닌 농인으로 바꾸고 그들의 말에 기울일 있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의 영화 혹은 3부작 주말 특집 드라마를 생생했던 이야기 속에서 농인뿐만 아닌 다양한 소수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있어서 감사하다.




17년 전에 몬나 데루코에게 받았던 질문. 어느 쪽인가.

나는 네 적도, 그렇다고 편도 아니다.

너희들을 이해하고 너희들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

들리지 않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들리는 아이.

아라이 나오토는 코다이다. - P3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