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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만왕국 ㅣ 유산 시리즈 1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0월
평점 :
제미신 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덕분에 부서진 대지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재미있다는 소리에
한 권씩 구매하고는 완결되면 한꺼번에 읽겠다는 생각을 가지다가
완결권을 사놓고 방치하고 있었다.
(매달 꾸준히 책은 사지만 꾸준히 읽지는 않는 사람)
그러다 제미신 작가의 다른 책이 나온 걸 보고
또다시 호평에 작가의 작품에 대해 찾아보다가
첫 장편은 아직 우리나라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과
그 내용에 대해서 보고 나서는 나오면 꼭 읽어봐야지 생각했던 책이
바로 이 십만왕국 이었다.
이렇게 기대를 품고 시작한 이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스포 없음)
예이네는 뜻하지 않게 하늘 궁으로 오게 된다.
모든 것을 다스리는 곳으로 자신의 어머니가 살았던 곳이고
할아버지가 다스리시며 부와 모든 것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곳에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없이
그저 한번 오게 된 것이라는 생각으로 하늘 궁에 오지만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이자
그곳의 왕과도 같은 존재인 데카르타 에 의해 후계자가 된다.
후계자가 된 순간 다른 후계자에게는
경쟁자이자 없애 버러야 할 존재가 되는 것이고
신이었던 지금은 무기로 불리는 이들에게는 주인이 된 소녀.
그녀는 그 권력과 쟁투의 중심에서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있게 되었는지 반문한다.
또한 신들도 그녀를 시험하고
하늘 궁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동시에
과거 최고의 후계자였던 하지만 모든 걸 내려놓은 엄마의 과거와
그녀의 선택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추리하며 살아남고자 한다.
아직 소녀라 생각했던 예이네는 그 안에서 성장하고 사랑한다.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과
전설이 아닌 진실을 겪으면서 나아가고 선택한다.
자신을 속이는 것과 스스로를 속이는 것에서
진실로 다가가며 사랑에 대해 배우고
어머니를 신들을 이해하고 괴로워하고 선택한다.
그녀는 결국 엄청난 선택을 하고
진실과 배신 진심과 마주한다.
처음에 읽으면서 음 자신이 평범하다 여기는 소녀가
알고 보니 엄청난 핏줄이라서 모든 걸
다 해결하는 그런 건가 싶었지만…
그 이상이고 더 방대하고 끝을 헤아리기 어려운 데다
누가 주인공 예이네의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녀가 믿고 있던 진실의 여부까지
불확실한 상황에 펼쳐지는 암투와
진실 찾기가 너무나 숨 막히게 진행되는 책이었다.
추리소설 같기도 하면서 인간이 아니기에
이해할 수 없는 인 외 존재를 사랑하고
아끼는 말도 안 되는 선택도하고
인간이자 아직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존재이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나라면 어버버 하다가 죽었을 텐데 주인공 존경한다.
진짜 주인공 아무나 하는 거 아니라며
내내 감탄하면서 보면서
너무 용기 있는 사람이라 보면서 엄청 두근거렸다.
초반부 설정을 이해하느라 천천히 넘어가던 페이지가
어느 순간이 지나면 이야기의 숨 막히는 진행과 반전에
(아 꼭 다들 책 읽으시며 나랑 같은 경험을 하시길~)
다음 페이지를 꼭 쥐고 단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음미하며 읽지만 빨리 넘기고 싶어
부들 거리 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이거 어떻게 되는 거냐 싶어서 힐끔 뒤를 보고
조금 안심하고 다시 천천히 음미한
나 같은 쫄보 독자들에게 정말 쫄깃한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끝내놓고 시리즈가 또 있다고 한다.
과연 다음에도 예이네의 이야기가 계속될까?
이곳에 나오는 주인공 예이네 뿐만아니라
신이었지만 지금은 무기가 된 이들의
설정과 성정이 너무나 좋았고
과학인 듯 마법인 듯 상상력이 폭발해버린
세계관 설정도 볼수록 재미있고
한 권의 책이기에 아까웠다.
다행히 총 3부로 이루어진 책이라
여기서 매력적으로 느껴진 설정을
더 읽고 느끼고 그들의 삶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마지막 장을 덮고 두근 거린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1권이라고 했으면 너무 섭섭했을 뻔했다.
소설이라 줄거리를 중요 내용을 말할 수도 없고
그냥 읽고 다들 읽고 판단해 주길..
이건 드라마로 나와줘야 한다. 제발
부록으로 있는 아주 짧은 글들도 소름 끼치게 좋았다.
성서나 예언서를 읽은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제미신 작가가 그동안 받아온 찬사는 합당했고
나 또한 거기에 동의를 하며 주변에 추천을 할 것이며
그녀가 써낸 다른 책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이다음 책 무너진 왕국과 신들의 왕국을 읽어볼 것이다.
사람과 신 신화와 전설 믿음과 사랑은 무엇일까?
판타지이고 허구이고 환상의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서 나는 우리 인간의 삶과 욕망이 보여서
작가의 필력과 상상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그래… 사랑 앞에서 뭐가 문제이고 모든 게 문제이지…
빨리 이 시리즈를 다 보고 부서진 대지를 읽어야 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다들 제미신 작가 작품 아무거나 읽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