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존 그린이란 작가의 책은 이번에 4권째 만나는 것이다. 매번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어찌나 제대로 풀어내는지 항상 신기한 이 작가의 신작도 청소년의 성장기이다. 바로 콜린이라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콜린은 영재였다. 자신도 알고 있었고 주변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수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며 애니어그램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영재이기 때문에 천재가 될 거란 의지와 기대를 가지고 노력하는 영재이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면 그건 17년간 19명의 여자친구를 사귀었고 그녀들의 이름이 모두 캐서린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차인 캐서린과의 관계에 괴로워하며 이것을 이용해 남녀관계의 사이에 누가 차고 차이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물론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캐서린을 그리워하면서 그녀에게 전화가 올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진 그에게 역시나 특이한 친구 하산은 방학 동안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그녀를 잊을 것을 권한다. 썩 내키지 않지만 결국 하산과 여행을 떠나게 된 콜린은 정말 생각지도 않던 것샷이라는 곳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1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 만들었다는 대공의 무덤을 구경하면서 린지라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우연히 그녀의 어머니는 그가 예전에 나간 퀴즈 프로그램 우승자라는 것을 알아내고 콜린과 하산에게 고 보수의 일자리와 숙식제공을 하며 것샷에 머무를 것을 권한다. 결국 콜린은 하산과 함께 것샷이라는 곳에 머물면서 린지라는 소녀와 이곳 사람들의 삶과 역사에 대해서 인터뷰하면서 린지라는 여자아이와 점차 친해진다. 린지는 그 동네에서 가장 인기 많은 남자아이와 사귀는 똑똑한 아이지만 콜린과 다른 듯 비슷하게 결여되고 부족한 것이 있어 보인다.  것샷에서의 인터뷰 아르바이트는 힘들지 않았지만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린지와 콜린을 점점 가깝게 해준다. 하산은 그곳에서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고 콜린은 계속해서 캐서린과의 관계들 속에서 인간관계 그래프를 완성하고자 한다. 미성숙하고 여리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서 대학에 가기 전 방황하는 콜린, 린지, 하산은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들을 서로 싸우고 깨지고 돌아보면서 점차 어른이 되어간다.

 


조 그린 작가는 사실 안녕 헤이즐이란 영화로 먼저 만났었다. 정말 눈물 콧물 다 빼내었던 영화로 너무 재미있었는데 사실은 원작인 '잘못은 모두 우리별에 있어'가 더 재미있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다음에 작가의 책들을 보면 꾸준히 읽어나갔는데

 


내가본 세 권의 책들의 주인공들을 모두 다 청소년이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 있어, 윌 그레이슨 윌 그레이슨)

 평범한 청소년이 어디 있을까? 자신은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고민인 친구도 있지만 그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고민이 있고, 꿈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르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양한 한 사람 한 사람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런 친구들이었다.

 


이 책도 청소년들의 성장 이야기였다. 이 책 주인공 콜린은 영재다 그런데 자신이 영재라는 것을 알고 천재가 되려고 하는 점이라던가. 그것을 위해 정말 성실하게 노력하는 점, 그 노력하는 모습이 어딘가 어린아이 같아서 귀여운 점 등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친구를 위해 하기 싫은 것도 하려고 노력하는 점, 잘못을 알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하고 저질러 버리고는 잘못과 후회 후에는 더 성장해버리는 모습은 보는 내내 그를 응원하게 된다. 어린아이같이 않기도 하면서 순수한 그의 모습과 그와 죽이 잘 맞는 하산의 조합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사실 나에게 이 책에서 콜린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이 그의 친구 하산이다. 아랍인이라서 뚱뚱해서 자신은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인기 있는 친구들이 두렵고 세상이 두려워 대학교 가기를 미루고 미루고 있는 그는 콜린이라는 정말 엉뚱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친구의 가장 좋은 친구이고 그를 이해해 주며 그와 같이 농담하고 얘기할 수 있는 지적인 친구이다. 그의 외모가 그를 적극적이지 못하게 할지 몰라도 그는 언제나 콜린에게 조언자였으며 좋은 친구이다. 과하지 않지만 언제나 유쾌하게 하는 농담과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해 자신이 희생하여 하는 농담하는 모습은 하산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리고 콜린이 너무 똑똑한 덕에 자신 안에 갇혀서 생각하는 것을 깨어주는 또 다른 세상으로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 린지 또한 성장하는 청소년이다. 그녀 또한 자신이 너무 못생겼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인기인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녀 안에는 못생긴 자신이 있으며,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해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사랑하는 것샷이 바뀌는 모습을 통해서 점점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세 명의 친구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예쁘고 좋았다. 또한 아주 지적인 청소년들의 대화를 통해서 약간 새로운 세계를 본 것 같았다. 농담을 다른 나라말로 하다니 친구에게 눈치를 주기 위해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니... 그리고 영재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콜린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재라서 천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라...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데.

 


하여튼 캐서린이란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허우 적되는 콜린을 위해 가위를 찾아주고 그것을 끊을 수 있게 도와준 하산과 린지의 모험 이야기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재미있는 잡다한 상식들과 흥미로운 독서 목록과 유쾌한 기억을 남겨주는 책이었다.

청소년 친구들이 읽어서 지적 호기심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고 다 큰 어른들도 이 책을 읽으면 미소가 지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한때는 나도 괜찮은 애였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난 그 누구를 위해서 뭔가를 해 본 적이 없어, 아무런 관심도 없는 그 얼간이 자식에게만 미련하게 집착했을 뿐이야." p278


"2,400년 전에 살았던 인물들 중 콜린이 아는 이는 불과 몇 명에 불과했다. 앞으로 2,400년 후면 지난 세게의 위대한 천재들은 완전히 잊힐 것이다. 소크라테스조차도. 미래는 모든 것을 지워 버릴 것이다. 제아무리 유명하고 천재라 해도 ‘잊힘‘을 초월할 수는 없다. 무한한 미래는 세사의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을 무가치하게 만든다. p2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