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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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분필 한 자루만 있으면 몇시간이고 신이났다. 바닥에 땅따먹기 판을 그려서 하루종일 땅따먹기를 한다던가 이상한 그림을 그리거나 돌이나 장난감을 숨겨놓고 분필로 표시해놓고 찾는 보물찾기 놀이를 한다던가.  보통은 하얀 돌맹이로 표시안나게 그려지게 놀지만 어쩌다 분필을 구하는 날이면 신이났었다.  분필하나면 어디든지 그릴 수 있었다. 주번인날 몽당분필을 버릴때 버리지 않고 집에 가져와서 얼마나 재미있게 놀았던지 너무 몽당이라 손가락이 다치는것도 개의치 않고 정말 신나게 놀았었다. 방과후 친구와 뻘뻘거리면서 시간을 잊고 노느라 갑자기 어두워져서 놀라 집에 들어간적은 나말고 많은 이들이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그려봤을 분필낙서를 매개한 살인사건으로 초크맨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초크맨은 에디가 조금씩 이성에 눈을 뜨던 어린이도 청소년도 아니던 시절 몰려다니던 소꿉친구들과 겪은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들이 희생자라고 하면 희생자이지만 사실 그들은 목격자였다. 어린시절 엄청난 사건을 목격한 이들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를 오가면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친구들이 우연 혹은 필연으로 혹은 목적을 가지고 다시 만나게 된다. 살인사건의 목격자였던 그들은 한동안 잊고있었던 풀리지 않는 부분이 남겨놓고 잠정적 완결로 남아있던 과거 살인사건에 대해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에디는 중년의 학교 선생님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 부모님이 남기신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가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룸메이트를 하나 들인다. 20대 초반의 클로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이는 그녀와 평범하게 일상생활의 하던 에디에게 과거 패거리처럼 몰려다니던 친구 미키가 연락을 한다. 그는 미키 호포 개브 니키와 자전거도 타고 같이몰려다녔다. 어릴때는 그렇게 몰려다녔지만 나이가 들고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으면서 사이가 멀어지거나 조금씩 틀어지거나 관성처럼 만나는 이들이 되었다. 미키는 이들 5명이 겪었던 살인사건이야기를 하면서 진짜 범인을 안다면서 에디에게 과거이야기를 책으로 팔아서 돈을 벌자고 제안한다. 이야기는 현재의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그 일이 있었던 과거를 돌아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과거 주인공과 친구들이 했던 놀이, 만났던 사람들, 일어났던 사건과 사고 과거의 사건과 사고는 현재가 되고 미래가 되고 그 친구들의 성격과 생각을 형성해 가고 있었다. 미키가 사고로 죽게되면서 미키의 주머니에서 초크맨 낙서 그림이 발견된다. 주인공 에드는 다시 과거의 몰려다니는 패거리 친구들을 만나 과거에 살인사건 현장에 그려져 있던 처음에는 자기들이 고안해냈던 초크맨 낙서놀이의 편지를 받은것을 서로 고백하면서 자신도 다음에 죽는게 아닌가 하는 공포감으로 과거를 돌아보면서 초크맨을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이가 아닌 다른 초크맨이 있는게 아닌지 고민한다. 그렇게 어릴때 과거의 기억과 현재 어른의 시선으로 사건을 쫓던중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하나 하나 알게되면서 소녀의 토막살인 사건의 진짜 살인자가 밝혀지게 되면서 새로운 형국이 나타단다.

 

 

이 소설은 사실 공포소설 스릴러라고 볼 수 도 있지만 읽는 내내 성장소설 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 소년의 시선으로 세상을 만나고 배우고 자신이 생각했던 작은 세상에서 더 큰 세상이나 사람들의 민낯을 만나서 당황하는 마음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다. 언제나 옳다고 여겼던 어른들의 잘못을 본다던가 힘에 굴복하거나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커진 일에 사과라던가 말도 하지 못하고 넘어가버리게 되는 찰나들을 잘 포착해서 그렸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어린시절을 생각하면서 당시의 어른들의 행동들을 이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에디의 아버지가 한 말이다. 여기에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 모든것에 의문을 품어야 했다. 그리고 독자도 계속 의심했어야 했다. 결말을 읽고나면 작가의 의도대로 생각한 것에 충격을 받고 다시 앞 부분을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들어지는 책이었다.  누가 진짜 범인이고 악당인걸까?

 


주인공인 나 에디와 함께 과거를 돌아보면서 진짜 범인을 같이 찾다보면 초크맨의 진실에 다가가면서 또 다른 진실을 가려버리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하면서 읽을 수 있는 성장소설이었다. 그리고 살인과 폭력적인 것을 잘 못보는 나에게 내용이 궁금하게 만들어서 멈출 수 없게 만든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된다.

 

예단하지 말 것.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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