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름은
조남주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조남주 라는 작가를 현남오빠에게 라는 단편집으로 처음 만났다.


콧김을 내뿜으면서 읽고, 주변에 꼭 읽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공감했던 글이었다. 현남오빠는 내가 만나보았고 친구들이 만났고 동생들이 만나고 언니들이 만났던 그런 사람들의 집약체였다. 그 글을 읽는다고 뭐가 달라지는건 아니었지만 주변에 읽으면서 여기에서 느껴지는 옳지않음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내가 느끼는 불편함 쎄한 느낌을 느낌이 아닌 글로 적어놓은 듯한 쾌감이 있었기에 조남주 작가가 좋아졌다.

 

그리고 이번에 조남주 작가는 그녀 이름은 라는 책을 통해 한국에 사는 수 많은 여성들의 시선과 입장에서 별 일 아니라고 하지만 분명 별 일 들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써 내려갔다.
익숙하고 들어봤던 혹은 내가 겪었던 비슷한 일들 주변에서 일어난것을 뉴스로 직접 보았고 알고 있는 일들이 27가지 이야기로 한권의 책 속에 펼쳐져 있었다.
그 이야기 주체자의 나이도 다양했다. 초등학생 부터 칠순 노인까지. 삶의 터전도 직업도 겪은 일들도 모두 다르고 다양하고 같은 사건을 보는 시선도 다 다르지만 그 누구의 의견이 시선이 옳다

그르다라고 표현할 수 없었다. 그저 담담히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갈 뿐이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아니다. 회사에서 여자라서 보게되는 눈치와 일하는 곳에서 나의 위치에 대한 고민, 친구들이 매일 하는 육아고민, 나도 나가보았던 촛불집회, 고민했던 여러 선택의 순간들... 친구가 나에게 했던 고민상담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읽는 내내 뭘까? 자꾸만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어서 더 답답했다. 이혼도 이제 티비 드라마에서만 보던게 아니다. 같이 이혼을 고민했던 친구들도 결혼을 고민했던 친구들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하나 하나 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지만 어린여자 혼자서는 얼마전 친구가 갑자기 이사했던 이야기와 겹쳐서 읽는내내 소름이 돋았고... 나리와 나는 방송작가를 하는 친구가 생각나 괜히 친구에게 안부를 물었다.....열세살의 출사표를 읽으면서 얼마전 집에가는 길에 들었던 남자초등학생들의 이상한 말투가 생각나서 진짜 때려주고 싶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모든 글에 나의 경험과 지인들이 생각난다는것에 책일 읽고나서 조금은 화가나고 정신이 피폐해 지는 기분마져 들었다. 유독 내가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건가, 모든 여자들이 겪는거라 이렇게 책으로 나오는 건가 하는 생각에 책을 덮고나서도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주변에서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자신의 잣대로 상대를 바라보고는 한다. 내가 더 힘들다. 나는 그래도 이랬는데 그런 나를 바꿔줄 수 있는게 이런 책이 아닐까? 남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마음을 돌아보고 다음에는 그냥 지나치는게 아니라 격려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이런 책을 통해서 얻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상대방의 입장으로 생각하고 삶을 개선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시발점이 된다고 해야 할까나? 82년생 김지영이 우리네 여자의 삶에 대해서 ?를 던지게 해주었다면 이 책은 모든 연령의 여성들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 를 던지며 나아갈 길을 더 고민하게 하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속에서 나오는건 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이 살아가는 남자들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 모두의 모두의 모두의 문제이다. 그녀의 이름이 아닌 나의 이름같은 이 책은 우리가 더 나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돌아보고 생각할 거리를 그저 그녀의 이름으로 써 내려간 것 뿐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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